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79 - 82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79. 거미줄에 걸리지 않는 뜬구름. (2018. 10. 29. 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거미줄에 걸리지 않는 뜬구름도 있겠구나 생각하며 금강권을 돌린다.
하지만 두 팔은 거미줄에 걸린 듯 가볍게 삐걱댄다.
오전 업무가 끝나고 도시락을 들고 동료들이 모여든다.
누군가 굴을 듬뿍 넣어 끓여온 배추 된장국!
제법 살이 오른 늦가을 굴은 누런 하늘 위에 떠 있는 귀여운 먹구름 같다.
그 귀여운 구름을 누렇고 뜨거운 하늘 국물에 담아 한 술 삼키는 맛은
그야말로 거미줄에 걸리지 않는 뜬구름 맛?
식사 후 돌리는 금강권 맛은?
죽을 맛.
거미줄에 걸린 하얀 구름 맛.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80. 적막한 가을 식욕. (2018. 10. 30. 화)
새벽부터 300배 정진 하고
금강권 1000회를 돌리고 나니 적막한 가을 식욕이 찾아온다.
일단 두유를 한잔 마시고, 한약 데울 물을 끓이며 아침 준비를 하는데
티 정리함 옆에 세워진 약봉지 캠페인이 찡하고 짱하게 다가온다.
“하루 한 끼 가족이 밥상에서 만나자”
어제는 딸아이와 오랜만에 저녁 밥상에서 만났다.
버섯된장찌게, 두부조림, 오이지, 어린잎 배추김치만으로도 축복은 시작된다.
크레페 조각 케잌과 딸기 타르트를 후식으로 먹으며 우리는 크레페 먹는 방법에 대한 이견으로 잠깐 소란하다. 하지만 한 끼 식사를 함께 하며 일상을 나눈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가?
지난 토요일 할로윈 파티에서 이마에 도끼 자욱이 선명한 아주 멋진 친구를 만났다.
재미있어 인사를 나눴는데 알고 보니 바이오분야 항암신약개발 연구로 세계적으로 꽤 유명한 친구였다. 그 친구와 인사를 나누자마자 나의 눈은 반짝거린다.
그동안 청소년의 흡연과 알콜, 약물과 스마트폰 중독예방 교육을 집중적으로 해왔지만, 이젠 암 예방교육도 포함하여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신의 스트레스를 다스려 나가는 캠페인을 진행해 나가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소년 암환자가 생각보다 많다. 우리를 둘러싼 대부분의 환경과 사물들이 암을 유발하는 물질들. 미래 사회대비는 어쩌면 단순히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에 대응하는 것만이 아닌 거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진짜 적은 욕망을 달리는 인간.
난 이마에 도끼 친구에게도 항암신약이 아닌, 암 예방 달콤 시럽을 개발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딸기 맛 시럽 한 숟갈이면 달콤한 디저트를 먹는 나긋함으로 빠져들어 삶의 강박을 잊고 행복해질 수 있는.... 그래서 아이들이 아늑하고 편안하고 따듯해지도록.....
치유와 위로는 멀리 있지 않다. 꼭 가족과 한 끼 식사를 나누지 않아도 된다.
그 존재 자체로 따뜻함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가족이 되어 적막한 한 끼 식사를 나눌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면 된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81. 누워서 떡 먹기 (2018. 10. 31.수)
와인색 캐시미어 머플러와 장갑으로 중무장을 하고
아침 7시30분부터 “굿모닝”을 외치며 교문지도를 한다.
“안녕하세요”로 화답하거나 목례를 하며 교문으로 들어서는 아이들!
짓궂은 3학년 남학생들은 인사대신 금강권 돌리는 시늉을 하며 장난을 걸어오기도 하지만, 대부분 학생들의 얼굴엔 아무런 표정이 없다.
나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하루의 막막함을 읽는다.
문득 아침 국민 체조 시간이 떠오른다.
수업 시작 전에 금강권 돌리기처럼 간단한 운동으로 몸을 먼저 깨운다면
아이들은 더욱 활기 있는 ‘행복한 하루’를 보내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현실은....
아침부터 책상에 엎드려 잠든 아이들을 깨우는 것 자체가 전쟁이다.
금강권 1000번 돌리기는 책상에 엎드려 잠든 아이들을 깨우는 것에 비하면 누워서 떡 먹기!
스스로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가는 초 간단 신묘함!
교문지도를 하다 말고 나는 갑자기 외투와 머플러와 장갑을 벗어던지고
굳은 얼굴로 등교하는 학생들과 함께 금강권 돌리기를 시작하고픈 충동에 휩싸인다.
금강권 돌리기 중독일까? 하하하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82. 어수룩한 산기슭 허술한 물방아 (2018. 11. 1. 목)
11월!
나를 버리고
내 것을 버리고
내 고집을 버리고
‘어수룩한 산기슭의 허술한 물방아처럼’
그냥 또 금강권을 돌리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