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로켓 푸드라이프스타일 교육 3.
딸아이가 미국에서 돌아와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함께 하면서 내 일상은 참 많이 변했다.
혼자 놀기의 진수를 맛보고 있다고 할까?
내 안에 웅크리고 있던 장난스럽고 창의적인 내가 끊임없이 놀자고 보챈다.
혼자서도 이렇게 재미있고 흡족하며 스스로 충만할 수 있는 삶이 바로 미래교육 목표다.
‘혼족과 홈족’의 새로운 미래사회 시스템에서 우리가 인간으로 건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란, 바로 이렇듯 혼자서도 충만할 수 있는 삶의 기술이다.
아이들의 교육 방향도 당연히 학교가 발생했던 시대 공공기관 중심의 근대적 사회 시스템에서 개인의 개별성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과 기술의 발달을 토대로 완전히 혁명적인 새로운 판을 다시 짜야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시대는 이미 미래사회라는 것에 깨어 있어야 한다.
오늘 아침은 찰밥 카나페와 보이차 한잔! 100년이 넘은 골동품 나무 소반과 20년 된 중국 다기가 참 정답다. 세상엔 항상 일 음일 양의 양면이 존재한다. 코로나로 물리적인 세계의 길 들이 차단되자 나는 집 안에서 또 다른 길을 만난다. 요즘 나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우리 집 사물들과의 추억 여행만으로도 벅차다. 오늘 아침 사용한 중국산 다기는 딸아이가 6살 즈음에 내 죽마고우인 지진이의 초대로 중국을 한 달 동안 여행할 때 선물 받은 것이다. 다기와 찻잔 모두 중국 황제가 쓰던 브랜드 제품으로 찻물에 다기를 적실 때, 흰색 찻잔에 예쁜 찻물의 색상이 젖어들 때 참 고혹적이다. 딸아이가 초등학생 때까지 우리 집은 문화 사랑방으로 정말 많은 문화예술인들과 외국인들이 거의 매일 방문했다.
집에 손님들이 넘쳐날 때 아이들은 더 많은 세계와 조우하고 더 많은 생각들을 만나며 성장한다. 그때 매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그래서 푸드라이프스타일 교육에 있어 차 문화는 필수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미래사회에 국영수사과의 필수과목을 대체할 필수과목! 차를 매개로 서로 주고받는 사회적 관계와 감정적 관계도 함께 공부한다. 물론 다도처럼 자기 자신과의 대화법도 익힐 수 있다.
차 한 잔의 온기 속에서 문득 생각한다.
난 그동안 도대체 무엇을 잃어버렸던 것일까?
2009년 대전교육연수원으로 이직하면서부터 2019년 명예퇴직을 할 때까지 내 개인적인 삶의 영역은 사라지고 일중독자의 황폐한 일상만이 반복되었던 것 같다.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의무감 모두 좋았지만,
나를 잃었다. 그것이 교육과 학생들의 삶의 변화를 위한 헌신이며 소명이었다 할지라도,
난 나를 잃었었다.
오늘 아침,
나는 잃었던 나 자신과 문득 조우한다.
유독 소꿉놀이를 좋아하던 어린 소녀,
엄마 몰래
양은 냄비 가득
설익은 밥을 짓고
행복해했던 소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