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위안 패션테라피

에듀로켓, 패션라이프스타일교육 3.

by 김은형

윤 4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진한 감귤색 트위드(tweed) 쟈켓과 찢어진 청바지를 입었다.

트위드(tweed)는 샤넬 패션쇼에 주로 많이 등장하는 의류 소재로 가볍고 따듯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겨울 외투를 주로 검정이나 회색 등 어두운 계통으로 많이 입어서 그런지 가끔 밝은 오렌지색 트위드를 입는 날엔 환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쟈켓의 색감 자체가 에너지를 준다고 해야 할까?

트위드는 순모로 된 스코틀랜드산 홈스펀(homespun :양털로 된 굵은 실을 이용하여 손으로 짠 직물)을 말하며, 현재는 방모사를 사용하여 평직이나 능직 삼능직이다.


트위드 쟈켓은 보기보다 신축성과 함기성 보온성이 모두 좋은 옷이다. 단점이라면, 보푸라기가 많이 일어나는 편이다. 그러나 순모 천연섬유인지라 입는 사람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 같다. 면과 마 등 천연섬유를 사용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가 된 요즘이지만, 유행이라서가 아니라 천연섬유 자체가 어떤 하나의 안정감? 마치 자연에 안긴 듯한? 뭐 그런 신체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심정적인 반응일까?


옷 자체도 세러피적 요소와 기능을 가지기도 하는데 천연섬유가 가진 강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치 샤워를 하고 새로 세탁한 순면 이불이나 리넨 이불을 덮고 누드로 잠을 잤을 때 더 숙면을 취한다는 이야기와도 상통하는 면이 있다.




그러나 찢어진 청바지는 학교와 같은 공공기관에서 늘 이슈를 불러일으킨다. 그것이 장소에 적합하냐의 문제? 도발성? 특히 내가 입은 청바지는 흰색 패브릭 물감을 뿌리 기하여 더 거칠고 빈티지한 효과를 낸 제품이다. 연극반 지도교사를 하면서 10년을 연극과 공연에 흠뻑 빠져있었는데 나는 그즈음 단벌 신사였다. 그때 입었던 2만 원짜리 청바지는 5년쯤? 출근복과 작업복 용도로 입었고 늘 페인트가 묻어 있었다. 무대 세트 작업하면서 옷에 뭍은 것이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그 바지를 입고 출근했고, 어느 누구도 페인트가 뿌려진 바지를 문제 삼지 않았다. 그냥 그것은 교복이나 유니폼 같은 당당한 나의 출근복이었던 거다. 지금도 어떤 일에 몰입하거나 완전히 빠져서 일을 진행해야 할 경우 나는 대체로 청바지를 입는다. 특히 이 찢어진 청바지는 내 마음에 자유로움과 상상력을 불어넣는 영감의 원천이 되는 옷이기도 하다. 어떤 때는 위안을 주기도 한다. 사실 찢어진 청바지는, 몇 년 전부터 세계 모든 사람들이 즐겨 입었던 스키니 청바지에 비하면 도발도 아니다. 스키니 청바지를 입고 바차타 같은 라틴댄스를 추는 댄서들을 보라! 그들의 도발은 어찌나 발칙한지....



옷을 입는다는 것은 이처럼 단순히 알몸을 가리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또는 자신을 아름답고 멋지게 꾸미거나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신의 니즈에 따라 또는 마음의 움직임과 그날의 필요에 따라 달라지는 일종의 도구적 기능도 있다. 보다 더 본질적으로는, 그날 하루의 핵심적 업무는 무엇이며 그것에 내가 어떤 심정적 지지를 받으며 더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낼지가 옷 입기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옷 입기에 있어서 상황과 장소에 ‘적합한’이란 규범과 기준의 일반적 상식은 깨져야 한다. 그보다는 옷과 패션이 우리 일상에 안겨주는 테라피적 기능에 더 집중해야 한다.

원시시대로 돌아가자면, 아니 가까운 근대시대로 돌아가기만 해도 단 한 벌의 옷이 자고 먹고 일하는 일상 과정 속에서 소비되었고, 조금 덜 오래전엔 두 벌의 옷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했다.


< 교복은 학교 가는 옷, 체육복은 일상복과 잠옷과 운동복으로...... >
















상식과 규정과 규범이란, 어쩌면 지키지 않으면 안 될 무엇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인식과 경험 수준에 대한 고집인 것은 아닐까? 빨강은 야하고, 검정은 수수하다는 식의 패션에 대한 관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오늘은 더 예쁜 걸까? 내 빨강 구두? 하하하. 인도 푸네에서 1800원에 샀고, 3번 신었는데 벌써 신발 바닥이 떨어져 버린? 그러나 나를 춤추게 하고 자유롭게 하는? 다만 윤 4월 차가운 기온에 발이 너무나 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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