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형 연애기 4화

" 개가 무서워요!"

by 김은형



진짜 사랑을 하는 것도 힘들겠지만, 별 볼일 없는 사랑이야기 퍼즐을 맞춰가는 것 또한 이토록 힘든 일이란 걸 처음 알았어! 쓰고 또 쓰고를 스무 번을 반복해도 또다시 고쳐야 할 부분이 생기더라고. 글로 만들어가는 사랑도 이토록 힘든데, 진짜 현실 속의 사랑은 2천 번을 고쳐 써도 완성되기 어려울 것 같아! 이제 겨우 세 번째 이야기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지친다. 체력이 문제일까? 아님 빈약한 상상력이 문제일까?

아마도 진짜 문제는 대단한 연애사건이 있었던 것처럼 화려하게 썰은 풀어도 중학교 2학년, 14살이 되도록 진짜 내 인생엔 여전히 남자가 없었다는 것일 거야! 그 명백한 현상은 25살이 되도록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


물론 친구들이 잘생긴 남자애가 나온다고 하는 교회도 몇 번 다녔지. 성가대에서 목이 터져라 찬송가도 불러보고. 오지 않는 잘생긴 남자애를 기다리며 크리스마스이브에 벌벌 떨면서 분홍색 드레스 입고 무용도 해보았어. 하지만 쵸코 파이 두 개만 오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남자가 없었지. 그렇다고 나에게 친절한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남자애들까지 없었던 것은 아니야!



이를테면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대히트를 쳤던 만화책 <캔디>의 안소니, 테리우스, 아치, 스테아와 동산 위의 왕자님 알버트 아저씨가 캔디에게 보여줬던 잰틀 한 매너의 우아한 감각적 배려와 터치들(아~~ 캔디 만화 10권에서 테리우스가 캔디를 백 허그하며 남긴 명언“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캭~~ 지금도 설렘핑크설렘핑크설렘설렘핑크핑크핑크... 도대체 왜 내겐 아직까지도 그 순간이 오지 않는 거야? 테리우스는?),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한 만화책 <유리가면>의 주인공 15세 오유경에게 27세의 민용식이 겉으론 냉정한 척하면서 매일매일 편지와 함께 보내던 자주색 장미 꽃다발... 아... 젠장, 내가 지금도 27이란 숫자와 자주색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그 만화 주인공 민용식 때문이란 사실에 오늘에야 비로소 갑자기 자존심이 상하네? 15세의 오유경에게 40년이 지난 지금에야 비로소 질투가 난다. 그리고 민용식은 여전히 27세란 사실도 나를 더욱 약화시키는데?

암튼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들은 어쩌면 무지 무서운 것들이야! 어쩌면 그래서 예술작품들이 위대한 것인지도 몰라! 범접할 수 없는... 변하지 않는 가치! 멋지고 잘생긴 테리우스와 민용식! 하하하 그런데 조금 전 맥주 한캔 마시고 잠시 쉬면서 빨래 정리하다가 또 하나의 변치 않는 가치의 클래식을 만났지! 바로 흰색 러닝셔츠!


나의 패션 취향 중 매우 독특한 취향이 하나 있다면, 일반 여성들과 달리 헐렁한 아빠들 러닝셔츠 같은 순면 이너웨어를 좋아한다는 거야. 그 옷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아이 낳아 키울 때 무인도나 프라이빗 리조트에 혼자 가서 오로지 잠만 실컷 자보는 것이 꿈이었거든, 그때 내가 선택한 옷이 흰색 반팔 이너웨어였어. 그냥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편안함? 어쩌면 우리 어려서 세상 모든 아빠들의 여름 생활복이라 그랬는지도 몰라. 그런데 딱 한 번! 같은 옷 다른 느낌의 아주 강렬한 기억이 있어! 나의 테리우스와 관련된 이야기지.



자취 생활을 하면서 매주 주말이면 부모님이 계신 시골에 반찬과 쌀, 용돈을 타러 가곤 했어. 그런데 시외버스도 많지 않고 자가용도 거의 없었던 때라 버스는 늘 만원이었지. 특히 명절 때는 발 디딜 틈도 없었어. 6학년 가을 추석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내가 탈 엄두를 못 내고 울고 있으니까 어떤 아저씨가 나를 번쩍 안아서 버스 창문으로 태워주셨어. 하지만 서 있을 틈이 없어서 짐칸 위에서 간신히 쭈그리고 누워서 갔지. 그래도 중학생이 되고 나니까 조금 의젓해져서 뚫고 들어가는 힘은 생겼는데, 문제는 김치통이 너무 컸다는 거야. 그때 내 옆에 서있던 고등학생 오빠가 아무 말도 없이 내가 든 김치통을 멀리 있는 짐칸 빈 곳에 올려줬어. 시골 동네에서 몇 번 마주쳤던 친구네 친척 오빠인 것 같더라고. 그 오빠야말로 테리우스 같은 약간의 우수와 멋짐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 훤칠하게 큰 키에 흰 얼굴을 하고 검은 뿔테 안경을 쓴 말이 없는 이국적인 느낌의 사람이었어. 버스에서 내릴 때도 김치통을 잊지 않고 내려줘서 내가 고맙다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집으로 온 적이 있었지. 물론 월요일날 학교에 가서 나에게도 테리우스가 나타나서 친절을 베풀었노라고 친구들에게 썰을 풀었지! 이제 캔디 만화의 주인공은 캔디가 아니라 나라면서.

그 후 그 테리우스 오빠와 시외버스에서 몇 번 마주쳤고 눈인사나 목례를 몇 번 나눴어. 설레지는 않았지만 늘 그 오빠가 나한테 친절한 무엇이 있다고 느꼈지.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오빠네 아버지가 우리 집에 가끔 오셔서 여러 가지 일을 도와주곤 하셨던 분이시라는 것을 알았어. 아저씨가 똥지게를 지고 우리집에 와서 똥을 푸고 난 뒤 엄마가 차려드린 점심을 맛있게 드시던 모습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나! 소박하고 정갈한 밥상과 러닝 셔츠를 입은 아저씨의 모습에서 오는 시각적 대비가 너무너무 강렬했거든.



아저씨의 평상복은 항상 흰색 러닝 셔츠였어. 그런데 다른 분들의 옷과는 달리 구멍이 여러 군대 뚫려있고, 흰색이라고는 단정 지을 수 없는 누런색의 때 뭍은 옷이었어. 가끔 엄마가 아저씨한테 집에 가서 아줌마한테 하이타이 넣고 팍팍 삶아서 망이로 두드려서 빨아달라고 하라고 말씀하시면 아저씨는 유독 까만 얼굴에 하얀 이빨을 드러내어 웃으면서 “ 괜찮아요. 그 사람은 맨날 바빠요. 허허허” 하며 사람 좋은 웃음을 웃곤 했어.

엄마 말씀으로는 그 아저씨는 약간 모자란 사람이라 한글도 모르는데, 아들은 엄청 똑똑해서 전교 1등을 한다는 거야. 그런데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서 본인이 원하지 않는 상업고등학교 보냈다면서 안타까워하시더라고. 특히 애 인물도 좋고 묵직하고 착하기까지 하다고 칭찬하시면서 나 보고도 좀 본받으라고 잔소리를 하셨겠지?

아저씨와 테리우스 오빠의 공통점이라면 큰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와 이국적인 마스크, 차이점이라면 얼굴색과 얼굴에서 풍기는 분위기? 아저씨는 아마존 원주민의 해맑음이고, 테리우스 오빠는 그야말로 고뇌하는 유럽의 지성인 포스? 괴로워도 슬퍼도 울지않는 캔디의 사색하고 고뇌하는 테리우스? 검정 교복보다는 테리우스처럼 실크 러플 셔츠를 풀어헤치고 창문턱에 걸터 앉아 한 무릎 세워 사색에 빠져 있어야 할 것 같은? 그런데 그해 겨울쯤 시골집에 있는데 우리 집 강아지 루시가 막 짖는 거야. 나가보니 야구 모자를 쓴 남자가 한쪽 팔에 깁스를 하고 다른 손으로 루시를 쓰다듬기도 하고 툭툭 건드리기도 하며 장난을 치고 있더라고. 그거 알아? 옛날에 개도둑도 많았잖아? 보신탕의 전성시대였거든! 의심스러운 마음에 혹시나 싶어 용기를 내어 야구모자에게 말해지.


“누구세요?"


으```````` 악```````````기절할 뻔!

바로 그 말없는 테리우스 오빠였던 거야! 그가 나를 올려다보며 빙긋 웃었어. 아~~~ 어떡해?


“ 잘 있었니? 나 기억나?”


어? 이 오빠, 말없는 테리우스 오빠가 말을 다 하네? 그것도 교양 있는 서울 말씨로?


“ 아..... 네..... ”

“ 그냥 이 동네 사는 친척집에 놀러 왔다가 강아지가 귀여워서...... ”

“ 아.... 네..... ”


나는 간신히 입을 달싹거렸을 뿐 이미 머릿속에 모든 생각이 날아가 버린 상태였지. 하지만 자꾸 그 오빠의 깁스한 팔에 눈이 갔어. 자꾸 호기심이 생기고 발칙한 질문들이 자꾸 목으로 넘어오더라?


“ 내가 무섭니?

“ 개가 무서워요”

“ 너네 집 개잖아”

“ 그냥 무서워요.”

“ 넌 내가 많이 무섭구나? 나 도둑 아니야! ”

“ 알아요 ( 테리우스죠. 키크고 흰얼굴에 공부도 잘하면서 말없는 유럽의 지성인 사색가! )“

“ 학교는 잘디니고 있니? ”

“ 음.... 그럴걸요? (친구들과 노는 것만 잘하고 있어요.) 그런데 왜요? 그리고 팔은 왜 그래요? ”

“ 어? 팔은 대문이 잠겨서 담 넘어가다가 다쳤어. 요즘 버스는 잘 타고 다니니?”

“ 네.”

“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학교 결석하지 말고 잘 다녀라. ”


나는 속으로 말하고 싶었다.( 너나 잘하세요 테리우스! 당신이야말로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학교나 잘 다니세요! 진짜 웃기는 사람이네? 왜 갑자기 남의 집에 와서 개는 만지작거리고 있는거야? 그리고 그 어울리지 않는 모자와 팔 깁스는 뭐야? 테리우스가 아니라, 전쟁 다녀온 알버트 아저씨 흉내놀이? 진짜 않어울린다. 혹시 날 좋아하는거 아냐? 자기네 동네도 아닌데? ) 내 무언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일까? 테리우스 오빠가 그때 바로 말했다.


“ 네가 버스에서 '김치통 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줘서 고마웠어. 난 너처럼 정중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좋아.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난 무례하고 욕하는 사람들이 싫어! 그런 사람들하고는 자꾸 맞서고 싶어져. 사실 너한테 그 말하고 싶어서 왔어. 나에게 친절해서 고마웠다고..."

“ 나는 개가 무서워요 ( 햄릿의 오필리어가 말했나? 테리우스! 당신은 정녕 테리우스인가요? 도대체 당신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

“응? 또? 너네 집 개가 무섭다고?”

“ 개가 무서워요.....

“ 하하하 나도 개가 무서워진다. 아니, 내가 무서워! 점점 개가 돼가는 나 자신이 점점 더 무서워! 암튼 넌 학교 잘 다녀라! 간다. ”


참 알쏭달쏭한 이야기를 남기고 테리우스 같이 얼굴이 희고 키 크고 말이 없던 그는 약간의 쓸쓸함과 약간의 슬픔과 비통함의 뉘앙스를 그림자처럼 길게 남기며 우리 집 골목길을 빠져나갔지. 그 오빠의 그림자였을까? 아님 내가 그 오빠의 뒷모습에서 느낀 어두운 슬픔의 긴 그림자였을까? 정말 이상한 일이었어. 하지만 난 그때부터 그 오빠가 테리우스가 분명하다고 확신하기 시작했지. 진짜 알쏭달쏭 알 수 없는 테리웃스의 신비감이랄까? 아우라랄까? 그는 다른 사람들과 좀 다른 데가 있었어. 짐승은 털로 자신을 보호하고 인간은 아우라로 자신을 보호한다는데, 그 오빠는 자신의 아우라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하는 아픔같은 것이 스며나왔다고 할까?



아무튼 개가 무서웠던 날 이후 얼마 뒤에 다른 동네로 엄마 심부름을 가게 되었어. 나도 처음 가보는 동네였는데 돼지고기 찌개를 갖다 드리고 돌아오는 길이었지. 그런데 골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거야! 짐승의 울부짖음이랄까? 너무 고통스러우면서도 너무너무 서럽고 비통한 비명소리인지라 등골에 소름이 쫙 돋는 걸 어린 나도 느낄 수 있었어. 지금도 그 느낌이 역력해. 그래서 호기심에 소리가 나는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가 보았지.


악! (소리를 더 길게 지를 수도 없을 만큼 너무너무 충격적인 광경이.......)


비명소리가 나는 집 대문 틈으로 보게 된 광경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 그 자체였어!

한 사람은 울며불며 비명을 지르면서 네발로 기다시피(그 사람은 일어설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아! 아니면 완전히 기에 눌려 압도당해서 일어설 수도 없는.) 마당을 뱅뱅 돌며 도망 다니고, 한 사람은 도망가는 사람을 쫓아다니며 삽자루로 그를 사정없이 내리치고 있었어! 그리고 그 광경을 바라보는 또 한 사람의 여자! 그 광경 속 사람이 아닌 듯 비현실적인 핫핑크색 립스틱을 바르고 온 몸을 말끔하게 단장한 모습으로 그 둘의 추격전을 마치 경마장 경주마들을 바라보듯 바라보고만 있었지. (그녀도 그 상황에 압도당했던 것 같아 . 지금생각하면.. )

도저히 입을 다물지 못할 충격적인 장면! 그런데 이번엔 내가 얼음처럼 굳고 말았어. 네발로 기어 다니며 얼굴이 온통 눈물과 콧물과 피로 엉망진창인 비극의 주인공이 바로 그 누런 러닝 셔츠의 아저씨였던 거야! 아저씨의 러닝셔츠엔 피와 땀과 슬픔과 절망이 군데군데 마구 엉겨 붙어 있었지. 난 옷이 그토록 슬프고 비극적일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어! 그리고 아저씨를 삽으로 내리치며 말할 수 없는 격한 분노와 욕설을 쏟아내는 사람은 바로 그 잰틀 했던 오빠가 맞아! 테리우스처럼 키 크고 하얀 얼굴에 말이 없던... 그리고 그 광경을 바라보던 핫핑크색 립스틱의 여자는, 그들보다 지나치게 화려한 여자는 그의 엄마......



내 삶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무서운 광경이었고 너무너무 비참한 장면이었던지라 온몸이 벌벌 떨려왔어. 그 집 마당 안에 가득하던 메마른 광기가 너무너무 무서워서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는 없었지만, 아버지를 원망하는 아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서 일어난 참극이라는 것쯤은 금방 알겠더라고, 아버지는 둔재! 아들은 천재! 아버지는 이 집 저 집 다니며 허드렛일을 도와주는 비천한 신분이고, 전체 1등을 하던 아들은 이상도 높고 꿈도 큰데 원하지 않는 공부를 해야하고 엄마는 지나치게 화려하고. 가정형편도 도와주지 않는 데다 비전과 꿈을 나눌 수도 없는 부모님.... 하지만 그들 안에는 내가 그냥 상상하는 스토리 이상의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음은 분명해 ! 아줌마가 그 집 풍경의 이질적 요소로 보였다는 것도 정말 마음이 아파! 가족 모두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답답하고 고독한 존재들! 어쩌면 그랬을지도 몰라! 나는 당신의 가족이 아니다!


그토록 말이 없고 잰틀하고 친절하던 테리우스처럼 멋있던 오빠가 최악의 악마의 모습으로 효도가 절대 도덕이요 선이었던 그 시대에 자기 아버지를 삽으로 난폭하게 내리치며 미쳐있을 정도였다면.... 아마도 우리가 모르는 깊은 상처와 슬픔이 그 가족들이 감당하고 있던 일이었음이 분명해! 다시 생각해도 너무너무 무섭고 슬픈 이야기야!



그 후 테리우스 오빠가 학교를 자퇴했다는 소문을 들었고, 아저씨도 허리를 다쳐서 앓다가 얼마 있지 않아서 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 아저씨 돌아가시고 그 오빠가 자해를 해서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겼다는 소문을 들었어! 어쩌면 그 날 팔의 깁스도 그 상처 때문이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테리우스 오빠는 무지 외로웠던 것 같아. 아버지를 삽으로 때린 패륜아가 되기 전부터 외로웠을 거야! 그때 그 민감한 나이의 아이와 깊은 이야기를 나눠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돌아가신 아저씨도 슬프고, 테리우스 오빠의 추락한 삶도 참 가슴 아파! 아줌마의 최후도 핫핑크색 립스틱 색상처럼 왠지 참 그로테스크해! 갑자기 아파서 혼자 택시 타고 병원에 가시다가 택시 안에서 앉은 채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 도대체 그 가족들의 삶 속에는 어떤 깊은 이야기들이 들어있었을까? 아무튼 참 아프고 슬픈 이야기야!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알지? 주인공인 윌리엄 수도사의 조수인 아드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한 여자 ‘The girl“의 이름을 알 수 없어 ’장미의 이름‘으로 기록하잖아!

사실 나도 아드소처럼 그 오빠 이름도 몰라! 아드소가 그녀를 ‘장미의 이름’으로 기록했다면, 나는 그 오빠를 아마도 ‘비극의 테리우스’로 기록해야 할 것 같아. 테리우스가 캔디를 백허그 해서 했던 말대로 시간을 멈출 수 있다면, 그 어린 가여운 테리우스에게 다가가 따뜻하게 어깨를 감싸안고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어지네. 삶의 간극과 심층을 좀 더 깊게 이해하게 되어서일까?

키크고 흰얼굴에 말없이 우수에 젖어있던 유럽의 지성인 스타일 테리우스 오빠도, 누런색 러닝 셔츠 아저씨도, 핫핑크 립스틱의 화려한 아줌마도 모두 다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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