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재즈바에서 스윙댄스를...

2018. 1. 9. 화. 파리의 일상여행자 16

by 김은형

파리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 파리의 대표적인 재즈바이자, 영화 라라랜드 촬영지인 ‘caveau de la huchette’ 로 향한다. 메모리 게스트하우스에 만난 과학 선생님들은 재즈나 음악에 전혀 관심이 없으나, 문화체험으로 한 번 가보겠다며 나를 따라 나섰다.


사실 그녀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노틀담 성당 앞 비스토로인 미카엘 레스토랑의 가르숑인 미카엘이었다. 상냥한 말씨와 멋진 웃음의 미카엘에겐 아가씨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진짜 멋지니까 꼭 가보라며 내편이 되어 그녀들을 설득시켜 줬다.


레스토랑을 나오며 미카엘과 나는 프랑스식 인사인 비주(bisou, bise)로 인사했다. 그녀들의 마음을 움직여 재즈 바에 함께 갈 수 있게 해준 협력자로서의 애정이랄까?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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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유쾌한 미카엘과 헤어져 재즈 바로 가니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 기다리는 동안 아이스크림 마카롱을 사서 나눠먹으며 드디어 입장했다.


석물구조로 된 지하의 오래된 재즈바에서 느껴지는 무게가 너무 멋지다. 와인을 한잔 사서 마시며 튜바와 만달린, 트럼본과 클라리넷, 트럼펫으로 이루어진 악단의 음악을 듣는다. 오늘은 아마도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연로한 연주자가 특별 출연자인 듯. 나중에 재즈바를 나와서 확인해보니 한 달간 스페셜 게스트들이 안내되어진 포스터가 서 있었다. 참 멋진 나라 프랑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예술과 문화에서 프랑스의 브랜드 파워가 여전한 것은 바로 저런 뿌리 깊은 역사와 전통 때문이겠구나 생각하니 경외감마저 들기도 한다.


재즈바의 손님들은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섞여있었는데, 현지인들은 대체로 스윙댄스 그룹 동호인들인 것 같았다. 재즈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현지 사람들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고, 나 또한 그곳에서 만난 또 다른 프랑스인 미카엘(미셀)의 청으로 스윙댄스를 춘다. 스윙댄스를 오랜만에 추기 때문인지 스탭이 엉키긴 했으나 무척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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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셀은 나와 춤을 추려고 한 것이 아니라,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궁금했단다. 그런데 자신의 제스츄어에 내가 먼저 자기 손을 잡고 플로어로 나갔다며 “ 유 제패니스 크래이지?” 라며 박장대소했다. 어이없어 죽을뻔해다.


암튼 재즈 바의 미셀은 한국은 물론 북한에도 여행을 다녀왔단다. 그래서 왜? 라고 물으니, 매스컴의 보도 내용을 모두 믿을 수 없어서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단다. 참 특이한 이력의 그는, 현재는 프랑스 축구 매치 관련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취미로 스윙댄스를 배우며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단다. 나도 한때 한국에서 스윙댄스 동호회에서 스윙을 췄었다고 하니 춤 좀 제대로 다시 배우라며 포복절도한다. 하하하.

여행은 이래서 참 재미있다. 오늘 저녁은 두명의 미카엘이 나를 아주 유쾌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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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들과 추임새로 음악에 동참하며 즐기는 시간 동안 나는 파리의 여행자가 아니라 파리지앤이 되어 오늘 이순간의 삶을 향유한다. 음악과 춤은 그들을 외국인과 내국인으로 분리시키지 않고 그냥 지구마을 사람들로 만들어준다.


각자의 우주와 삶의 공간이 따로 있다 하더라도 오늘 밤 만큼은 하나다. 어쩌면 그래서 예술은 우리 삶에서 더욱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재즈 바에서 만난 미카엘이 또한 비주(bisou, bise)로 인사를 전한다. 낯선 인사법이지만, 불편함이 없이 나도 쪽 소리를 내며 인사한다. 재즈와 비주로 오늘 밤 나는 여지없이 파리지앤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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