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피두 센터! 벨라처럼 독특하고 개성있는 다정함이랄까?

2018. 1.15. 월. 파리의 일상여행자 18

by 김은형


퐁피두의 이른 아침은 길게 늘어선 관람객들의 줄로부터 시작된다.

관람 시간을 기다리며 겨울비가 내리는 퐁피두 앞 노천 카페에서 마신 에스프레소는 최고였다.


퐁피두센터는 소장된 작품들에 대한 기억보다 퐁피두센터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과 시스템 때문에 10년 전부터 많이 공부해온 문화센터다. 거대 파이프로 이루어진 퐁피두센터의 건물 외관뿐만 아니라 그곳에 소장된 작품들의 예술적 가치는 말할 것도 없이 파리에 가면 꼭 들려봐야 할 곳이 퐁피두 센터다.


마티스, 피카소, 샤갈, 칸딘스키, 마크로스코 등등 유명 작가들의 명화가 전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새로운 시도의 전시들도 이루어진다. 특별전을 하고 있는’ ANDRE DERAIN’전과 ‘CESAR’전도 무척 좋았다.


KakaoTalk_20201206_000628257_23.jpg 연인인 듯한 두사람의 패셔너블은 두말하면 잔소리! 남자분의 미니스커트 룩은 압권이었다. 사진찍자며 다가간 내겐 어찌나 반갑고 살가운 비주를 쏟아 붇던지... 한쪽 볼테기가 닳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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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후 들른 센터내 예술전문 서점은 또 다른 천국이었다. 어찌나 방대한 책을 보유하고 있는지 봐도봐도 끝이 없는..... 아트숍은 더욱 내 심장을 흔들었다.


필립스탁이 디자인해서 세계적인 레몬 쥬서기가 된 알레시의 레몬 쥬서기가 ‘날 좀 데려가실래요?’하고 말하며 내게 다가왔고, 잡지책에서 보았던 라이프 스타일 문화상품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나의 욕망? 물론 다 집어 오고 싶었다.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새들을 형상화한 과일 꽂이도 너무 매력적이었다. 하루에 40유로씩만 쓰면서 유럽 여행을 한다는 것은 거의 고행에 가깝다. 기본적인 물가도 쌀뿐더러 소유욕을 자극 하는 사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KakaoTalk_20201206_000628257_21.jpg 라이프스타일과 리빙스타일, 다양한 아트북들은 항상 나를 뒤흔든다. 지금봐도 당장 보고싶은 책들.. 사오기엔 너무 무거운.

딸아이가 “ 엄마! 이번 유럽 여행은 돈을 적게 쓰는 것으로 수행한다고 생각하고 하루 최대 40유로만 쓰면서 여행해보세요” 라고 했고 나는 그만 약속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수행하듯 노력했지만, 파리에서 10일 동안 550유로를 썼다. 그런데 내 욕망의 가운데에는 550유로쯤은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사물들이 너무 즐비하다.


심지어 퐁피두의 그림들을 다 떼어서 우리 집에 걸고 싶었다. 욕망의 크기로 말하면 이미 나는 그것들의 부피에 눌려 압사 했을 거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아이와의 약속 때문인지, 난 나름 알뜰하다. 그리고 공유 재산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만약 누군가 저 아름다운 작품들을 나의 욕심처럼 모두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서 혼자 독점하고 있다면 얼마나 지독할까?


꼭 내 것으로 가지지 않아도 함께 보고 즐기고 누릴 수 있는 공유재산의 가치! 어쩌면 문화예술기관의 존재 이유가 바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함께 보고 함께 누려야하는 것들이기에 더 많이 아끼고 보존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 박물관 교육과 미술관 교육도 그곳에 소장된 작품들에 대한 미학적 관점과 해석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을 우리가 인류 공유 재산으로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지를 생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것도 참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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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류의 공유 재산인 예술품들을 지켜가려면 무엇보다 그것들을 무자비하게 파괴시키는 전쟁이 없어야하고, 공유재산은 공유재산으로 독자적이라는 의식을 공유해가야 도굴이나 훔치는 행위 등이 근절이 될 것이다.


생각이 너무 많이 왔다. 어쨌든 퐁피두에서의 시간은 참 매혹적으로 흘렀다. 마치 샤갈의 벨라처럼 독특하고 개성있는 다정함이랄까? 그녀가 그곳에 있어 더욱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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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에서 샀던 실크스카프였던가? 피카소 뮤지엄 아트숍에서 샀던 스카프였던가? 암튼 랄프로렌 브랜드 택이 생뚱 맞앗던 이중 쉬폰 실크 스카프. 지금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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