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6. 화. 파리의 일상여행자 21
피카소는 스페인에서 태어났으나 프랑스에서 많이 활동했다. 그래서 일까? 파리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의 경우 세계적인 작품들이 많이 소장되어 있어서 세계 도처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 중에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냥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의 작품들이 정말 많았다.
미술관에는 피카소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절의 고전 스타일에서 청색 시대, 입체파, 흑색 시대에 이르기까지 회화작품 250여 작품이 전시되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조각품들도 160여 점, 거기에 피카소의 삶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사진과 엽서 등도 함께 전시되어있었다.
파리 피카소 미술관은 피카소 사후 유가족들이 상속세에 대신해서 기증한 작품들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작품의 규모와 가치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특히 피카소의 ‘자화상’ ‘해변을 달리는 두 여인’ ‘키스’등의 작품들은 파리 피카소 미술관을 대표하는 작품들이라고 한다.
영어도 못하지만, 프랑스어는 더더욱 모르는 나는 우연히 필립이라는 친절한 미술평론가의 안내로 안전하고 유익하게 전시를 관람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전시 동선이 같아서 필립이 친절하게 영어로 작품제목을 읽어줘서 이해가 더 쉬웠다.
피카소는 내겐 참 아이러니다. 항상 인쇄 매체로 그의 그림을 볼 때면 아무런 감동을 받지 못하다가, 정작 진짜 작품을 보게 될 때면 강렬한 전율이 온다. 피카소를 색채의 마술사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나? 적어도 나는 피카소가 정말 색채의 마술사라는 점에 동감한다. 그가 그림을 그리지 않고 패션디렉터를 했더라도 최고의 디렉터가 되었을 거다. 피카소의 색은, 색의 쓰임은 따라갈 자가 없을 것 같다. 누구도 시도할 것 같지 않은 컬러의 조합과 그 컬러들의 파장이 내뿜는 밸런스는 작품 가 주제가 비록 불편한 것일지라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을 전해준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구겐하임 미술관 투어인데, 피카소 미술관 투어도 다시 버킷리스트로 올려본다. 이광주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피카소 ‘게르니카’의 감동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
게르니카 : 검색zum 스티븐의 전쟁영화보고평에서 펌
오늘 문득 생각해보니, 유럽문화에 대한 나의 취향과 열망은 이광주 교수님의 서양 사학사와 프랑스 혁명사 수업시간을 통해 얻게 된 것 같다. 피카소 하면 그려지는 최초의 그림이 ‘게르니카’일정도로 교수님의 ‘게르니카’ 사랑은 유별나셨다. 아니, 어쩌면 나는 교양인의 에티튜드에 대한 기본 훈련을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수님은 회색 버버리 코트와 중절모자의 독일식 우수와 고독이 깃든 교양있는 자유로운 영혼의 신사이셨다. 누가 뭐래도 내게 있어 교수님의 이미지는 그렇다.
파리의 피카소 뮤지엄에 이르러 나는 문득, 내가 얼마나 복 많은 사람인가?를 생각한다. 적어도 대학시절 은사님들은 내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셨다. 내가 중고등 학생 때 대학 은사님들 같은 분들을 만났다면 내 삶은 또 어떻게 달라져있을까?
청소년기 선생님들이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이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세계를 확장시켜주는 메신저가 되어야한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적어도 이광주, 김종윤 교수님처럼 자신의 삶의 스타일로 제자의 삶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영향력 있는 스승이 되기 위해서도 나 또한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강렬하고 아름다운 피카소의 그림은 그렇듯 참 아름답고 평화롭게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피카소의 그림들이야말로 자발적 복종에 대한 깨어남을 주장하는 프랑스 정치사상가 라보에티의 '깨인 의식상태'의 예술적 단편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우연히 만나 너무나 지성적이고 친절한 태도로 친절하게 피카소 그림을 안내해준 미술평론가 필립에게도 감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