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6. 화. 파리의 일상여행자 29
10년 만에 마리아주 프레르 티 살롱을 찾아간다.
목적은 티 숍에서 시마몬티와 마르코폴로티를 구입하고 티 박물관의 전시도 보고 (특히 에프터눈 티 피크닉 세트) 살롱에서 티 소몰리에가 직접 내려주는 차도 한잔 마시고 오는 것이다.
10년 전에 딸아이와 찾았을 때도 무지 헤맸는데 이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그립고 간절한 것들이 그곳에 있다.
드디어 마리아주 프레르에 도착했고 오래전 그대로의 모습들이 정겹다.
이 우아한 공간을 뭐라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오늘은 무엇보다 온실처럼 느껴지는 실내의 우아한 식물들과 흰색 테이블보와 소믈리에들의 셔츠가 너무나 신선하다. 거기에 오렌지색으로 피어난 극락조 꽃이 전체적인 실내 분위기를 귀족적인 무엇으로 극화시킨다.
먼저 시나몬티와 마르코폴로 티를 사고 박물관에 오른다.
여전히 아름다운 라탄 소재의 에프터눈 티 피크닉세트! 그러나 10년 전에 처음 느꼈던 감동보다 약하다.
두 번째 보아서일까? 아니면 박물관의 물건들이 허술해진 것일까?
아마도 물건이 많이 빠져나갔거나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느낌이다.
다시 내려와 살롱으로 간다. 자리를 잡고 친절한 가르숑의 안내를 받으며 차를 주문한다.
오늘은 ‘오페라’ 티 색깔이 푸른색이라고 해서 선택했다.
자연속의 푸르거나 보랏빛 꽃들을 채취하여 브랜딩한 차라고 한다.
차가 나올 동안 맞은편에 앉은 우아한 부부와 눈 인사도 나누고, 그들의 우아한 차 마시기도 감상한다.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 나도 저들 부부들처럼 우아한 부부로 이곳을 다시 찾고 싶어질 만큼 태도가 우아한 사람들....
나는 정말 우아함의 세계가 좋다.
드디어 ‘오페라’가 나왔다.
우와 ~~~~~ 진짜 오페라다!
극적인 깊은 푸른색의 차와 화려하고 우아한 향까지 완전 ‘오페라’ 답다.
차를 마신다는 것이 이토록 황홀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이해하게 되었다.
차마시는 것이 좋고 즐겁기까지는 했는데, 황홀해보기는 처음이다.
아마도 마리아주 프레르 티 살롱의 품격있는 고혹적 분위기와 ‘오페라’의 깊고 푸른 컬러와 향이 어우러져 나를 완전히 도취경에 이르게 했던 것이 분명하다. 어쩌면 그래서 집은 물론 우리 주변의 환경들도 모두 아름답게 가꿔져야한다.
내가 탄성을 지르며 차를 마시고 황홀해하자 가르숑이 다가와 웃으면서 맞장구를 쳐준다. 그는 아마도 프랑스말로 한 참을 ‘오페라’티에 대해 나에게 설명을 해줬던 것 같다. 우리의 언어는 단순히 단어의 해석 수준의 것이 아니라 이미 ‘오페라’티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심미성을 토대로 오감과 지식을 넘어선 또 다른 수준의 언어로 교감했던 것 같다.
나는 그의 이야기에 감동받았고, 그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누가 먼저랄 것도 없는 깊은 포옹을 나눴다.
마치 감동적인 ‘오페라’ 가 막 끝난 뒤 보내는 찬사의 박수와 감동의 얼싸안음과 같다고 할까?
‘오페라’는 그런 티였다.
힘든 길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어쩌면 이래서 장애물 경기는 더 즐거운 것인지도 모른다.
목표에 다다르기까지 장애물이 많을수록 성취감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돌아오는 길에 오늘의 기쁨인 ‘오페라’ 틴 백을 한통 더 사서 나온다.
파리 여행의 진정한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