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9. 브뤼셀의 일상여행자 10
브뤼셀은 도시 규모에 비해 정말 많은 뮤지엄들이 있다. 특히 왕립 뮤지엄들의 규모는 참 놀랍기 그지없다. 브뤼셀의 악기박물관은 아르누보와 네오클래식의 멋진 건축물 안에 동서고금의 다양한 악기들이 약 1200개 이상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특히 브뤼셀 악기 박물관은 오디오서비스를 반드시 신청해야한다. 이유는 해당 악기의 번호를 누르면, 해당 악기 연주 음악이 흘러나와 더욱 흥미로운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악기들을 따라 아름답거나 신기하거나 신비로운 음악소리와 함께 역사를 거스른 음악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다양한 모양의 현악기들을 바라보며 현악기장 박경호 선생님의 다양한 창작 현악기에 대해 생각하기도 하고, 챔발로 연주를 들으며 바로크 시대 연주가들의 삶과 일반 사람들의 삶의 구조와 차이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리고 현재 연주가들, 가장 최근에 들은 연주인 캐빈 해리스의 재즈 피아노 연주를 떠올리기도 했다.
티벳의 악기 중엔 사람의 인골로 만들어진 악기도 있는데, 티벳 승려들이 동료의 인골로 악기를 만들었단다. 그런데 그게 잔인하다기 보다 매우 시적이었다. 티벳의 경우 사망 후 조장(천장)을 하는데, 살과 뼈는 대부분 독수리에게 먹이고, 슬개골만 가족이나 지인에게 준다. 아마도 그 슬개골을 간직하며 악기로 만들어 친구나 동료의 생을 음악으로 승화하였다 생각하니 너무 시적이었다.
티벳의 조장과정을 보고나면 뼈 하나로 악기 만드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거나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거나? 육체라는 것의, 몸이란 것의 한계에 대해 너무도 명백한 깨달음이 온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부터가 항상 내 몸뚱이 하나에 집착하여 삶을 종속시키고 있는 우매함을 벗어나기는 어렵다.
아이들이 음악 수업을 이런 악기 박물관으로 직접 와서 체험한다면 얼마나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까? 그리고 연주하고 싶은 악기들이 생겨서 음악에 대한 기호도 더 늘어날 것도 같다. 아트 숍도 잘 구성되어있어서 나도 La Vie En Rose를 반복 연주하는 오르골을 두 개 사서 하나는 주연샘에게 선물하고, 하나는 정민이에게 주려고 가방 깊숙이 보관한다.
오르골은 물론이고 음악은 항상 우리 인간들의 구원과 안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예술임이 분명하다. 악기를 만드는 사람도, 연주하는 사람도, 그리고 나처럼 듣는 사람도 모두 음악으로 삶의 자유를 얻고 기뻐한다. 어쩌면 그래서 음악은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나보다.
마이클 잭슨이 그렇게 황당하게 죽지 않았다면, 미국 대통령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왜? 음악의 힘은 그만큼 크고, 마이클 잭슨의 음악 또한 세계 보편적인 언어와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월드 킹? 하하하 마이클 잭슨은 진짜 어린왕자처럼 아마도 음악 별의 왕자가 되어있을 것 같다. 암튼 브뤼셀 악기 박물관은 콘텐츠가 꽉 찬 참 멋진 박물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