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의 일상여행자 19. (2018.1.26.)
브뤼헤(Brugge)는 작고 오밀 조밀한 마을을 15Km의 운하와 47개의 다리가 둘러싸고 있는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인 곳으로 벨기에의 베니스로도 유명하다.
브뤼헤를 제대로 보는 법 중 하나는 작은 운하 위를 낮은 유람선을 타고 도는 시티투어? 참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나의 표현력이 참으로 빈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체로 똑같은 표현들을 반복해서 사용한다. 그러나 그지없는 아름다움이란 말 외의 표현이 떠오르진 않는다.
보팅을 하며 아름다운 브뤼헤의 아름다운 풍경과 그 풍경에 속한 나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셀카를 찍는다. 뒤쪽에서 계속 웃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 셀카 삼매경! 어쩌면 보팅하는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산책로의 사람들과 웃음으로 인사를 나누나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았다. 나의 셀카는 셀카가 아니었다. 커플 사진이었다. 왠 낯선 남자가 계속 내 카메라 렌즈를 향해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내 셀카에 등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런 것을 ‘시강’이라고 한단다. 처음 알았다. ‘시선강탈’의 준말로 다른 사람 카메라에 일부러 재미있거나 시선을 끄는 포즈를 취해서 주인공으로부터 시선을 온전히 강탈하는 행위를 말한단다. 사진 찍는 동안 계속 뒤 쪽에서 웃는 소리가 났던 이유가 바로 사진 속 남자의 ‘시강’ 장난 때문이었다.
하지만 브뤼헤 보팅은 평온하고 아름다웠고, 보팅 장면을 찍은 사진은 낯선 남자 덕분에 재미있고 유익하다. ‘시강’이란 낯선 언어 감각까지 새롭게 덧붙여지니 두 배로 유익하고 재미있다. 연두색 수양버들 피어나는 좀 더 늦은 봄날에 와인 한잔 하면서 브뤼헤 보팅을 다시 한다면,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무지무지 아름다울 것 같다.
그 즈음에 브뤼헤에 다시 가고 싶다.
꽃피는 춘삼월에 ‘시강’ 모델 남자를 유람선에 함께 태우고 낄낄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아름다운 봄날의 브뤼헤 보팅을 다시 하고 싶다. 설사 그가 더 강력한 ‘시강’ 포즈로 시선강탈을 감행한다할지라도, 연두색 수양버들 하늘거리는 브뤼헤의 봄 풍경이 강탈한 우리의 시선을 돌리기는 어려울 테니까..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