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소와 개

인도의 일상여행자 7화

by 김은형

신이 인도에 개를 창조해서 배치한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사람들에게 무기력한 삶을 경계하라는 의미로 보내신 것일까?

인도의 거리를 거닐 때 거의 충격 수준으로 다가오는 것은 ‘개’다.

밤에는 무리지어 싸우고 낮에는 하루 종일 길거리 아무 곳에서나 축 늘어진 상태로 잠을 자는 ‘개’들의 모습이 너무나 낯설고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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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개 줄을 한 개는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는다. 누구도 돌보지 않고 본인들조차도 자신을 돌보지 않는 버림받은 생명의 느낌이랄까?


개는 단순히 개가 아닌 ‘마신’(아라비안 나이트에서도 개는 마신의 현신으로 많이 등장한다)으로 현재의 삶은 반드시 과거 행위(카르마)의 결과라는 생사의 반복적인 순환, 윤회사상과 연관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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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라 휴지통을 뒤지는 소의 존재 또한 가히 충격적이다.

힌두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끝도 없이 반복되는 윤회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모든 생명의 단일성에 근거한 생명존중을 내용으로 한 채식주의, 소의 도살 금지가 인도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이기에 소가 길가에 누워있는 것은 이해가 가능하지만, 그 신성한 소가 인간의 쓰레기통을 뒤져서 먹을 것을 찾아내는 것을 방치하는 인도인들의 태도는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치 신적 존재에게 쓰레기를 공양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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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인들의 ‘이둘아다’ 축제는 소나 염소를 잡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는 행사인데 소를 숭상하는 힌두인들과 충돌하며 폭력사태로 번져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인도가 매력적이라면 바로 이런 풀리지 않는 복합성이랄까? 문화의 중첩이랄까? 길거리에 널부러져 있는 개와 소조차도 신화와 마술과 이야기를 던지며 끊임없이 열린 대화를 건네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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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다시 가서 널부러져 있는 개 옆에서 200원짜리 짜이를 마시고, 쓰레기통을 뒤지는 소를 지나 맛있는 커리 집에 가서 버터갈릭 난에 커리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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