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일상여행자 11화
바라나시 가트 안쪽으로는 관광객 상대의 대규모의 전통 시장이 들어서있다. 겐지즈 강 쪽에서 왼쪽으로는 식당들이 즐비하고, 오른쪽으로는 옷가게와 향신료와 관광상품들을 파는 가게들이 대부분이다. 인도는 특히 면직물의 세계적인 생산지이기도 하고, 여성들의 전통의상인 사리는 천을 세마 (270cm) 정도 몸에 둘러 감아 스타일을 내기 때문에 원단가게들이 정말 많다. 이를테면 패션을 완전 좋아하는 나의 천국이라고 해야할까?
그런데 이렇듯 패셔너블한 인도인들에게 주목 받는 것은 오히려 나다. 이유는 선글라스와 모자? 하하하하.
바라나시 전통시장에서 치즈커리와 나시를 먹고 쇼핑하는 동료들을 기다리며 서있는데 마이클잭슨처럼 에나멜 퀼팅 점퍼에 쫙 달라붙은 청바지에 기름발라 올린듯한 곱슬거리는 헤어스타일의 젊은 청년이 최신 혼다 오토바이를 타고 내 곁을 지나갔다. 속으로 쟤 멋좀 부린다하고 있는데, 뒤에서 “마담”하고 부른다. 돌아보니 바로 조금 전 나를 지나쳤던 친구다.
유창한 영어로 “why?” 했더니 자기하고 짜이를 한잔 마시고 가트를 걷지 않겠냐고 물어온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더니, 그럼 친구들도 모두 함께 짜이집으로 가잔다. 자기가 쏘겠다고, 그래서 다시 “why?” 했더니 그냥 나에게 차를 한잔 사고 싶단다. 그래서 노땡큐했더니, 이 친구는 아예 오토바이에서 내려서 우리 일행들과 보조를 맞춰서 내 곁에서 함께 걷는 것이 아닌가?
아니, 도대체 인도의 청년들이 나에게 이토록 친절한 이유가 무엇일까? 혹시 내가 너무 이쁜거아냐? 하하하 그래서 그 친구한테 물었다. 도대체 나에게 하고픈 말이 뭐니? (이쁜거니?)그랬더니 짜이집에 함께 가면 말하겠단다. 옆에서 걷던 선생님들이 깔깔거리며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함께 가자고 했다. 결국 그 멋쟁이 청년과 짜이집을 갔고 루피가 없었던 우리를 대신해서 그 친구가 어쩔 수 없이 짜이를 샀다. 그런데 이 친구가 말하길 외국인들에게 짜이를 사본 것은 처음이란다. 주로 관광객들이 샀다고...
“뭐라고?”
알고 보니 그 친구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옷가게를 얼쩡거리는 나 같은 아줌마들을 고급사리 집으로 데려가서 일당을 받는 친구였던 것이다. (이쁜거니? 라는 혼잣말이 죽고싶니?로 급 반전되었다.)
오마이갓~~~~ 주로 아줌마들 삥을 뜯는 바라나시 대표 삐끼에게 친구에게 200원짜리 짜이를 무려 5잔이나 삥쳐 먹은 우리들은 뭔가? 한국 중년 꽃뱀 아줌마들 ... 진짜 무서운 꽃뱀들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