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26. 당신은 지금 당신의 자녀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고 있는
어떤 일이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확률이 높지 않더라도 그것을 해야 하고 포기하지 않고 인내해야 한다. 이미 재앙이 예상되었던 일들에 대안을 먼저 이야기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아웃사이더나 미치광이 취급을 당하며 소외되는 경향이 있기에 세상에 재앙이 끊이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교육의 대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어이없는 현실을 우리는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이요 그를 바탕으로 이윤을 추구하고 법제화하여 더 많은 불행에 물꼬를 터주기도 한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의 삶은 대체로 우매하거나 어둡고 불행한 것으로 인식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서이초 선생님의 죽음이 가져온 사회적 파장에 대한 대안으로 여야가 교권보호에는 동의하였으나 정쟁화하며 입법 실행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을 끌게 될지는 모를 일이다.
與 "학생인권조례, 진보 교육감 탓 교권 추락"
野 "교사들을 학부모 갑질로부터 지켜줄 시스템 마련해야 “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당신들의 정쟁이나 남 탓이 아닌 기꺼이 책임지고 문제를 개선하는 미래적 태도다. 학생인권조례로 여당은 야당을 공격할 실마리를 잡은 듯하지만 교육현장에 대한 팩트 체크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는 7개 시도에서만 실행 중이지만 교권 침해 발생률은 17개 시도가 모두 비슷한 상황이기에 교권추락은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생긴 문제라기보다는 아동학대방지법(가정폭력 예방에 근거)을 악용한 민원으로 인한 문제가 더 근원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교사 개인의 지도능력 부재처럼 방치하고 교사들의 지도를 무력화시켜 온 관리자들과 교육부의 무책임이 문제를 키웠다. 교사 승진시스템 또한 내부적으로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본고에선 일반론이 아닌 다른 관점으로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의 뿌리에 접근해 보기로 한다.
교사는 지성인이다. 교육전문성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재교육에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교사집단의 특성이다. 특히 2030 교사들의 경우 5060 교사였던 우리와는 그 스마트함이나 조직력부터 차이가 난다. 대학 때 워드 기능만 있는 초기 컴퓨터를 구경만 했던 구세대와 디지털 기기로 놀고 생각하고 전문성을 키웠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광활한 정보 속에서 스스로 앎의 세계를 구축해 온 MZ세대인 2030 교사들의 지식과 지성의 수준은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다.
물론 삶의 경험을 통해 축적된 5060의 지혜와 성숙이 그것에 못 미치는 것은 아니나 한 권의 교과서와 표준전과로 정답을 외워서 학습을 마친 사람들과 무한한 정보의 바다에서 서핑한 사람들의 자발성과 통합성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심지어 디지털 온라인 세상은 청동기시대 이후 계급이 분화되면서 정착된 전통적인 수직적 사회구조가 아닌 누구나 평등한 수평적 구조다. 메타버스 ‘제페토’에서 아바타로 만난 부모와 자식 상대 아바타의 아이디를 식별하지 못한다면 단순히 채팅 상대인 ‘ 00 님’으로 평준화된다. 그러니 디지털 온라인 세계에서 활약하던 2030 선생님들과 수직적인 오프라인의 전통질서에 익숙한 5060 선생님들의 사고체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는 단지 학교교육현장에서의 문제만이 아닌 이 시대 전체의 인식변환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이처럼 다른 사고체계는 교사사회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세기적인 전환기의 혼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충분히 존중하고 보호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학부모에게 전해야 한다면, 현재 2030 MZ세대 교사들이야말로 디지털 세계의 수평적 세계관으로 누구보다 충실하게 민주적인 교육을 펼칠 사람들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대가 있으니 바로 알파세대 아이들이다. 심지어 2030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0510 알파세대 아이들은 신체는 인간의 모습이되 의식은 완전히 다른 외계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들과의 완전한 소통을 지식과 이성을 통해 시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알파세대 아이들은 태교부터 스마트폰으로 받았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 기기의 작동방식을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누르고 터치해서 작동방식을 배워나가는 자율형 자가학습시스템을 따른다. 더군다나 틱톡이나 유튜브 숏과 릴스에 이르기까지 숏폼들은 15초 안에 주의 집중을 변환화면으로 잡아두며 스스로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는 시간보다 타자의 생각과 이야기 속에서 도파민적 쾌감을 느끼며 하루종일 허우적거리게 만드는 중독적 특성으로 산만함과 불안정과 결핍을 가속화시킨다. 특히 가정 내에서 충분한 사랑의 말과 사랑의 다독임을 받지 못한 아이들의 경우 결핍은 곧 공격성으로 변환된다.
당신은 지금 당신의 자녀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고 있는가? 방임하거나 방치하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면 나는 아직도 여전히 아이를 방임하고 방치하는 부모에 속한다. 성년이 되어 독립하였으나 두 달에 한 번쯤 아이가 쉬러 오는 휴일에도 삼시세끼 밥 해주고 커피숍 가는 것 외에 주로 컴퓨터에 앉았거나 스마트폰을 넘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사실 학교폭력과 교권침해의 문제의 핵심은 ‘사랑’이다.
-다음 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