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스쿨 혁명 18.
예술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도 같다. 고대와 중세에는 종교나 번식과 관계된 문신, 깃털모자, 찬란한 의상, 용사의 손에서 빛나는 활과 창은 물론 금은 장식품들이 예술의 내용을 이루었으며, 근대와 현대에 와서는 옷과 매트, 그릇, 자동차, 텐트와 레저용품 등 가정 일상용품이 일상의 즐거움 속에 디자인의 옷을 입고 생활예술품으로 만들어졌다. 각각의 예술적 소양을 지닌 사물들은 단순히 생활도구로서의 기능 외에 일상생활의 과정을 가치 있게 하는 고양물들이며 삶을 강조하는 일련의 상징이었다.
춤과 연극은 종교적 의식과 제사의례로 번창 했고, 동굴 속에서 조차 자신들의 염원을 담은 그림으로 고대 인간의 삶의 경험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철학자 존듀이는 자신의 저서 <경험으로서의 예술>에서 ‘만약 예술이 삶의 관점과 유리된 것이었다면 아마도 예술적 행위는 인류의 역사에 나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삶의 경험은 예술의 맹아로 갓난아기의 초보적인 삶의 경험에서조차 자연적이거나 인위적인 다양한 미적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이렇듯 예술이란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듀이의 예술과 교육에 대한 철학은 몇 가지 면에서 코로나19 이후 교육에 대한 중요한 의미를 던져준다. 기존의 지식중심 교육에서 인간의 삶의 경험과 맥을 같이해 온 예술이 바로 생활교육으로서의 위치를 담보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듀이의 경험으로서의 예술에 나타난 철학적 기조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맥락을 말해준다.
1. 과학과 기술의 고도화에 따른 세기말적 징후들 앞에서 구원이 되어줄 담론으로서의 예술
2. 기존의 예술이란 관념이 아닌, 일상과 자연의 영역으로 예술의 개념을 확장
3. 예술에서 장르 간의 위계를 철거하고 상호 상생적 수평 관계 재확립 필요 주장
4. 예술의 도구적 가치가 인문학적 이상과 교육적으로 존중될 수 있으며 교육적 예술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피력
5. 인간의 삶의 경험을 동반한 예술은 인류의 존속과 시종을 함께 할 것이다
듀이는 바로 이런 자신의 철학을 이론에 그치지 않고 직접 자신이 재직하는 시카고대학에서 < 듀이학교> 라는 이름으로 삶의 경험으로서의 예술이 어떻게 교육적일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실험을 단행하게 된다.
존듀이는 생활로서의 예술이라는 자신의 철학을 기반으로 한 교육실험으로 1896년 시카고 대학에 듀이학교를 개설한다. 듀이의 교육학은 경험 자체를 근간으로 한다. 이점에서 교육학과 미학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듀이에게 교육이란 경험의 전달이다.
“ 듀이학교는 존듀이가 개설한 실험학교로 설립 목적은 학교 행정, 교과 선택, 교수법, 훈육 등에 있어서 학교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각자의 능력을 발달시키고 욕구를 충족시켜가면서 공동 사회를 이룩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발견하는데 있었으며, 이 학교는 진보주의 교육의 진지한 실험장이 되었다. 생활 자체가 교육의 근본 경험을 갖추어야 하며, 학습은 사회적 활동의 부산물이고, 학습의 검증은 사려 있는 행위라는 시각, 새로운 사회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을 키운다는 교육목적과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
<경험으로서의 예술/ 존듀이저/이재언 옮김/ 책세상>
그러나 예술교육이 모두 존듀이의 철학적 배경과 같은 삶의 예술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대동소이하게 느껴지는 ‘예술교육’과 ‘문화예술교육’ 또한 커다란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적어도 10여개의 상이한 개념의 예술교육과 문화예술교육론이 존재한다.
사회발전의 패러다임이 ‘삶의 질’을 추구하는 단계로 옮겨오면서 문화예술은 만인에게 주어진 새로운 인권의 중심이 되었다. 또 한 그에 참여할 권리가 인간 모두에게 부여되어야함을 강조하는 순간, 문화예술교육의 문제는 전 사회적인 과제가 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인간 활동의 영역이 통제 받기 시작하면서 통제 구역 안에서 ‘놀이’와 ‘소통’과 ‘스트레스 해소’로서의 문화예술의 도구적 기능이 강화되기 시작하면서 단순한 예술교육의 기능이 아닌, 문화예술교육으로서의 예술교육의 기능은 더더욱 주목받기 시작한 상황이다.
학교 교육에서의 예술의 의미와 더불어 짚어야할 것은 ‘보편적 시민문화교육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였다. 예술이 일상적인 삶의 정서를 구현하도록 접근하는 것, 수동적인 문화소비자에서 능동적인 창작자로 생활할 수 있는 공동체의 형성, 생활권 중심의 사회문화예술교육의 장의 일상화 등이 현재 코로나19시대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또한 지역이나 마을단위 등에서의 생활예술활동은 현재의 삶의 조건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온 오프라인 활동과정을 통해 자기 정체성, 창조성의 발현 기회, 민주주의 및 상부상조의 공동체 문화를 학교만이 아닌 지역과 사회의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코로나 이후 예술은 ‘창작자’와 ‘향유자’의 구분이 사라진다. 특히 공동체예술 활동에서의 문화예술의 구조는 ‘주고- 받기’가 아니라 스스로 성찰하고 자기기획을 던지는 것, 스스로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경계를 넘어서 있지만 이미 관객은 스스로 자신을 교육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교육과정이 된다. 교사가 가르치지 않고도 학습자 스스로 배우는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은 ‘놀이’도 포함된다.
스스로 재미있게 자기주도적으로 놀면서 스스로 배우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교육의 핵심 키워드가 아닌가? 또한 포노사피엔스인 Z세대들에겐 이미 스마트폰이라는 강력한 교육 도구가 있다. 스스로 배우고 익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만 그것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와 선택 방법에 대한 길 안내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바로 문화예술교육으로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문화예술교육이 코로나19 시대 이후 교육의 답이 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가능성이 있다.
다음 표는 문화예술교육포럼 10주년 기념 포럼 때 부천문화재단 손경년 대표의 발췌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한 예술교육을 기준으로 한 분류표이고, 코로나 스쿨 혁명 19. <문화예술교육이 답이다. 하편> 에서 이어서 논하기로 한다.
< 예술 교육의 종류 >
예술 교육의 종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