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했던 내가 혼자 해외로 떠나보고 나서야 느낀 것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데, 나는 왜 혼자 여행하는 게 이렇게 재밌지? 큰일이다!'
올해 5월 중순, 홀로 일본 후쿠오카를 누비며 했던 생각입니다. 혼자 여행하는 것은 혼자의 편안함과 함께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아주 매력적입니다. 단순하게 식성이나 컨디션을 맞춰야 하는 동행이 없어 편할 뿐만 아니라, 집 현관을 나섰다 다시 돌아올 때까지 수많은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기쁨과 보람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여행은, 일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내 모습을 발견하며 스스로에 대한 파악과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들 말합니다. 저에겐 이 후쿠오카 여행이 그랬습니다. 낯을 심하게 가리고 내향적이었던 탓에, 어렸을 때부터 새로운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버스의 하차벨을 누르는 것, 식당에서 주문을 하기 위해 종업원을 부르는 것, 문의전화를 걸거나 받는 것...... 이런 사소한 것들이 저에겐 큰 스트레스였고 도전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이러한 자극들에 익숙해지며 자연스럽게 하차벨을 누르고 종업원을 부르고 문의전화를 걸 수 있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이렇게 소심했던 내가 홀로 해외여행을 결심하다니! 걱정하지 말라고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떵떵거리기는 했지만, 국제미아가 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염려하며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예상외로 현지의 일본인들과 거리낌 없이 의사소통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놀랐습니다. 초면의 사람, 그것도 외국인을 하루에 몇 명씩 만나고 대화를 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받긴커녕 즐거웠으니까요.
'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이야'라고 스스로를 가두고 과소평가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낯선 공간에 내던져진 다음에야 그동안 성장한 모습이 자취를 드러낸 것이었죠. 이것을 몸소 느끼고 나니, 그 이후로는 여행 중 길을 잃어도, 버스를 놓쳐도, 계획한 일정이 틀어져도 불안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저는 이제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초면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줄 알고, 유연하게 대응할 줄 아는 사람이니까요.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근처 하천에 걸터앉아 아사히 생맥주캔을 따며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는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