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D GA 시험 후기 (1) - 강의 선택

by 메모원

LEED GA의 다양한 시험 후기를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독학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그런 고독한 수행자의 길을 걷기엔 조금 더 세속적이고 효율적인 인간이다. GA를 최대한 빨리 통과하고, 진짜 승부처인 AP에 쏟아부을 시간을 벌고 싶었다. 게다가 나는 낯선 사람들과 좁은 강의실에 모여 앉아 있는 것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의 방에서 혼자 인강을 듣는 쪽이 체질에 맞는다.


덕분에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중에서 그나마 시스템이 정돈되어 보이고, 홈페이지의 레이아웃이 단정한 그린로그 교육원을 골랐다. 사실, 많은 선택이 그렇듯 겉모습이 주는 안도감에 기대를 걸어본 것이다.


이곳의 강의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마음속에 묘한 감정이 소용돌이친다. 누군가에게 시원하게 추천하기엔 망설여지고, 그렇다고 "절대 가지 마세요"라며 앞길을 막아서기엔 또 미안한 마음이 들 것 같다.

강의 내용은 한마디로 '교재를 읽어주는 시간'에 가까웠다. 거기다 교재는 친절한 요약보다는 빼곡한 줄글의 나열이 주를 이뤄서, 지식을 머릿속 서랍에 가지런히 넣기엔 영 직관적이지 않았다.


결국 이 강의는 낯선 개념들과 처음 인사를 나누는 '가벼운 통성명' 정도의 용도로만 적합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는 영상을 빠르게 돌리며 흐름을 파악한 뒤, 함께 배달된 문제집 속 실전의 늪으로 곧장 뛰어들었다.


하지만 실전은 결코 상냥하지 않았다. 강의에서 배운 내용이 문제로 연결되는 지점은 마치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희미했다. 질문은 교묘하게 꼬여 있었고, 지엽적인 함정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처음 문제풀이를 시작했을 때 절반 가까이 비가 내리는 시험지를 보며 은근한 좌절감에 흔들렸다. 다행히 합격 수기들을 찾아보니, 나만 이 길에서 길을 잃은 건 아니라는 사실에 작은 위안을 얻었다.


결국 해답은 단순하고도 지루한 반복에 있었다. 문제를 풀고, 틀리고, 해설지를 뒤적이며 모르는 것을 기록하는 일. 그 과정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다 보니, 그제야 그 불친절했던 교재의 줄글들이 조금씩 체계를 갖추며 머릿속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마지막 복병은 '영어'였다. 시험은 한국어로 보는데, 교재와 문제는 온통 영어뿐인 상황.

물론 LEED AP까지 내다보면 좋은 훈련이겠지만, '설명으로 맞는 것'과 '틀린 것'을 고르는 미묘한 차이 앞에서 영어 지문은 종종 나를 배신하곤 했다. 아는 내용을 해석 실수로 틀릴 때면, 마치 잘 구운 토스트를 입에 물기 직전에 떨어뜨리는 것 같은 허탈함이 밀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로 정리된 교재가 드문 척박한 환경에서 이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만, 만약 누군가 더 근사하고 친절한 선택지를 내민다면, 나는 기꺼이 그쪽으로 고개를 돌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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