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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해 Nov 14. 2018

안드로이드 탐방기2-트위터 서드파티 클라이언트

많은 사람들이 SNS로 서로의 근황을 아는 시대고, 나 역시 한국에서 가장 마이너하다는 SNS인 트위터로 가까운 지인들과 연락하거나 근황을 듣고, 새로 발생하는 소식들을 접하고 있다. 이렇게 생활한지가 8년쯤은 되었으니 트위터는 이제 당연히 사용하는 메신저 이상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에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기기를 변경했더니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되었다.


물론 트위터가 아이폰에서만 되는 것은 아니다. 공식 앱은 안드로이드든 아이폰이든 어디에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공식 앱이 상당히 고약한 물건이라는 점이다. 개발하는 사람들이 트위터 따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듯, 이랬다 저랬다 오락가락할뿐더러, ‘아싸’ 성향이 강한 사람들에게 페이스북 같은 ‘인싸’ 기능을 강요하는 등 별 지랄맞은 짓을 해대서 영 참고 쓰기 힘들다. 내가 기억하는 한 8년 전부터 항상 그랬다.


특히 어이가 없는 부분은 첫째가 몇 시간만에 접속하면 그 사이에 올라온 트윗들을 싹 날려버리고 최신 트윗부터 보여준다는 것이고, 둘째가 북마크와 ‘하트’를 분리해서 하트를 ‘좋아요’처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특히 폐해가 심한데, 어떤 트윗을 별 생각 없이 아카이빙 하기 위해서 하트를 누르면 이것이 온 동네에 알려지고 만다. 바르고 곱고 유용한 정보 트윗이라면 하트를 눌렀다는 사실이 알려져도 무방하겠지만, 남 보여주기에는 뭣한 트윗이라면 이래저래 상호간에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건 경고문이라도 붙여줘야 하는 게 아닌지? 아무튼 요즘은 설정>콘텐츠 설정>'맞춤 트윗부터 먼저 표시하기’ 옵션을 해제하면 두 문제 모두 어느 정도 해결된다고 하는데, 솔직히 어느 정도 해결되는지 믿고 싶지 않고, 내가 누른 하트를 아무나 볼 수 있는 것이 디폴트 값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럴거면 북마크 버튼도 동등한 위치에 달아놓든지? 


각설하고, 아이폰을 쓸 때는 Tweetbot이라는, 제법 비싸고 빠르고 강력한 클라이언트를 사용했다. 하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지만 뮤트 기능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기 전부터 지원했고, 게다가 오랜만에 들어갔다고 트윗을 마구 씹어먹지도 않는데다, 모든 기기가 매끄럽게 동기화되어 오래도록 무척 쾌적하게 사용했다. 그래서 나는 그 정도가 서드파티 클라이언트의 평균 수준일 거라고 생각하며 안드로이드로 이사했다. 하지만 새 클라이언트를 찾아다니는 동안 그건 완벽한 착각임을 깨달았다. 내가 체험한 바에 따르면 트윗봇을 이길만한 클라이언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플러스 마이너스를 감안해서 엇비슷한 수준이 있을 따름이다. 


아무튼 이번에는 안드로이드의 트위터 클라이언트에 대해 조사한 점을 간단히 기록해두기로 한다. 안드로이드에서 당혹감을 느낀 트위터리안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내가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기능은 다계정을 지원하고 이 계정에서 본 트윗을 저 계정으로 리트윗하는 교차 리트윗 기능이다. 그게 되지 않으면 아예 더 알아보지도 않은 경우가 제법 있다.



Beeter: 디자인이 깔끔하고 모던하다. 다계정을 지원하지만 교차 리트윗은 불가능하다. 뮤트에 기간을 설정할 수 없다. 특정 계정을 탭으로 구독할 수 있다. 앱을 나가도  타임라인 위치는 기억한다.


Falcon pro 3. 역시 보통 수준으로 디자인이 깔끔하다. 하지만 무료앱으로는 몇몇 유명 계정을 구경하는 것만 가능하고, 계정을 추가하려면 인앱 결제를 해야 한다! 기본이 3불에 계정을 하나 추가할 때마다 2불이 더 든다. 인앱 결제만 아니면 일단 시험해봤겠는데, 내가 요구하는 기능을 테스트하려면 5불이나 써야 해서 포기했다. 그래서 가격만큼 제값을 하는지는 의문으로 남았다. 


Fenix 2: (3600원)무난한 디자인. 게다가 빠르기고, 다계정과 교차 리트윗을 지원한다. 뮤트 기간 설정은 불가능. 앱을 나갔다 들어오면 타임라인 맨 위로 올라간다는 치명적 문제가 있다.


Finch: 디자인도 깔끔하고 카드/리스트 형식을 지원한다. 다계정은 지원하지만 교차 리트윗도, 리트윗 취소도 불가능하다. 뮤트 대신 계정을 숨기는 기능이 있는데, 기간 설정은 커녕 해제 방법도 찾지 못했다. 


Maki: 단순한 트위터 클라이언트가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구글 플러스, 레딧, 핀터레스트, 텀블러, Vkontakte를 다 지원한다. 트위터는 공앱을 넣은 수준이다.


Metal: maki와 비슷하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 공앱을 통합한 느낌이다. 


Owly: 모던한 디자인에 상당히 작동이 매끄럽다. 다계정은 지원하지만 교차 리트윗은 불가능하다. 계정 전환 자체도 상당히 번거롭다. 뮤트 기간 설정이 불가능하다. 특정 계정을 설정해서 ‘리딩’하는 기능이 있다. 타임라인 위치 저장은 제대로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Plume for android: 디자인이 은근히 낡은 느낌이다. 다계정을 지원하는데 기본적으로 타임라인이 통합된다. 복수 계정의 타임라인을 한줄로 합쳐서 보여준다는 뜻이다. 즉, 이 계정으로 지인 소식만 보고, 저 계정으로 뉴스만 보는 식으로 쓰기에는 그리 좋지 않다. 교차 리트윗이나 교차 하트 등 기능은 우수한데 상당히 느리다. 타임라인 순서를 거꾸로 바꿔 위에서 아래로 읽을 수도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Sobacha: 일본에서 나온 클라이언트의 디자인이 좀 낡은 경향이 있는데, 이것도 그렇다(아마 나온지 오래된 탓이리라). 다계정, 교차 리트윗 모두 지원한다. 타임라인 위치도 기억하며 듀얼 타임라인이라고 두 줄을 띄우는 기능도 있다. 뮤트 기간 설정은 불가능하다. 기능만 따지고 보면 썩 괜찮은데, 이미지 썸네일 방식 등이 낡아도 너무 낡았다는 느낌을 준다.


Talon 3500원. 디자인이 모던할 뿐더러, 엄청난 평점이 말해주듯 대단히 매끄럽고 빠르다. 다계정을 지원하며 교차 리트윗, 교차 하트도 가능하다. 다만 계정을 2개까지만 지원한다는 치명적 문제가 있다. 심지어 개발자가 토큰 문제로 더 늘리지 않을 거라고 선언한 상태다. 이 문제를 빼고 보면 대단히 매끄럽고 멋진 클라이언트다.

특히 멋진 점으로 muffle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이것은 어떤 계정의 트윗과 리트윗을 모두 타임라인에서 한 줄만 보여주게 설정하는 것이다. 딱히 알고 싶지 않은 정보의 비중이 대단히 높은데, 그렇다고 뮤트해서 지워버리긴 뭣한 뉴스 따위 계정을 깔끔히 정리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여기에 스와이프로 여러 창을 넘겨볼 수 있게 구성할 수도 있고, 재접속시 타임라인 위쪽으로 올라갈지 말지도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트위터 정책이 바뀌면서 서드파티는 모두 알림을 늦게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요녀석은 트위터 공앱의 알림을 납치하고 자기 알림을 띄워주는 신박한 기능이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일단 뮤트의 기간 설정이 불가능하며, 커스터마이즈 폭이 그리 넓지 않다. 이미지를 멋대로 크롭하는 게 기본 설정이고, 이것을 해제할 수는 있지만 이미지가 여러장일 경우 당연하다는 듯이 아무렇게나 크롭해서 보여준다. 약간 화가 날 지경이다. 게다가 페이지 미리보기의 폰트가 한국어/일본어일 경우 깨질 때가 제법 있다. 트윗에 이미지를 첨부한 다음 트윗을 올리기 전에 다시 확인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twicca: 유명하고 오래된 클라이언트인 만큼 디자인이 낡았다. 너무하다 싶을 지경이다. 마지막 업데이트가 2015년이다. 대단히 많은 기능과 설정이 어지러울 정도로 많이 붙어 있는데, 정작 다계정을 지원하지 않는다. 거짓말처럼 빠르지만 디폴트 값으로는 어째서인지 이미지 미리보기가 되지 않고, 되게 할 방법도 찾지 못했다.


twitpane: 이 역시 디자인이 절망적이다. 특장점으로 내가 가진 폰트를 추가할 수 있다. 계정간 교차 리트윗이 불가능하며, 5500원짜리 유료에서 지원한다.


tweecha: 낡은 디자인 속에서 나름대로 커스터마이즈로 알록달록하게 만들 수 있는데, 어떻게 해도 예전 세대의 멋을 감상하는 기분이다. 빠르지만 교차 리트윗은 불가능하다.


tweetcast: 이것도 좀 낡은 디자인이다. 교차 리트윗이 불가능한 시점에서 내려놓았다.


twidere: 상당히 강력한 클라이언트다. 디자인도 모던하고 기능도 좋다. 마스토돈, fanfou, statusnet을 지원한다. 계정 활성화와 탭 구성이 따로 논다는 게 좀 묘한 부분이다. 그러니까 계정 1에서도 계정 2 타임라인을 볼 수 있는데, 트윗을 하려면 활성화 계정을 따로 바꿔줘야 한다. 좋은지 나쁜지 모를 부분이다. 다계정, 교차 리트윗, 교차 하트를 멋지게 지원한다. 뮤트 기간 설정은 불가능. 하트를 별로 다시 되돌리는 기능, 하트를 누르기 전에 확인을 띄우는 기능이 있어 개발자가 하트를 상당히 싫어한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특정 계정의 색상을 설정하거나 별명을 설정하는 등 커스터마이즈가 썩 괜찮다. 새로고침 후에 맨 위로 올라가는 것이 디폴트 설정이지만 위치를 유지하게 할 수 있다. 광고를 띄워서 고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고급기능을 쓰지 않아도 빼어난 수준이다. 무료 클라이언트 중 이 수준은 아마 찾기 힘들듯.


Tweetings for twitter: 2600원(지금은 어쩐지 1100원). 디자인과 기능만으로 보면 절대적인 최강자. 다계정, 교차 리트윗, 교차 하트 지원. 타임라인을 통합할 수도 있고, 계정에 색상을 추가하거나 민감한 미디어를 블러처리하는 등 커스텀 폭이 아주 넓다. 심지어 테마를 저장하고 공유할 수도 있다. 오랜만에 들어왔을 때 타임라인을 잘라먹는 갭을 자동으로 채워주도록 설정할 수도 있고, 여러 클라이언트가 공통적으로 타임라인 위치를 공유하는 트윗마커도 지원한다. 공앱처럼 gif를 추가할 수도 있고, 트윗을 예약할 수도 있다. 뮤트 기간 설정까지는 불가능하지만 머플을 지원하고, 머플된 유저의 리트윗은 제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talon보다 더 합리적인 기능을 구현했다. 게다가 뮤트된 트윗을 따로 모아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고, 본인이 끌어올린 트윗이나 디폴트 프로필을 쓰는 유저의 트윗을 뮤트하는 등 다양한 설정을 지원한다. 각종 옵션이 정말 감탄할만한 수준이다. 

다만 아주 끔찍한 로딩 속도가 모든 장점을 박살내고 있다. 타임라인 갱신에 한 시간은 걸리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더럽게 느리다. 계정의 프로필을 보는 데에도 한참 걸리며, 심지어 타임라인 로딩을 하고 나면 맨 위로 튀어올라간다. 설정에 따라 그러지 않을 때도 있지만, 확실한 게 아니라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게다가 위치 동기화 설정을 해두면 타임라인을 보는 도중에 위치가 바뀌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누가 타래로 올린 트윗을 확인하는 기능도 빠져서 그 유저의 최근 트윗을 일일이 다시 뒤져봐야 한다. 하지만 우습게도 해당 트윗을 검색으로 찾으면 타래가 멀쩡히 나타나서 복장을 뒤집어놓는다. 제발 개선해줬으면 한다. 


ツイタマ: 약간 낡은 디자인. 무료판은 계정 2개를 지원한다. 교차 리트윗이 가능하고, 타임라인 역순 정렬도 지원하며, 뮤트외에 NG워드 설정이 있다. 정확한 차이는 모르겠지만……. 뮤트 기간 설정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개발자가 뮤트에 신경을 쓰는 게 아닌가 싶다. 탭을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는 방식이며, 로딩이 대단히 빠르다. 하지만 타임라인 위치 저장을 하지 못하는 듯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트위터 클라이언트는 대강 이 정도로, 나는 지금 Talon에 정착했다. 용도별로 계정을 대여섯개 쓰고 있어서 tweetings를 쓰다가 너무나 느린 속도의 고통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옮겨간 것이다. 다만 Talon은 계정을 둘만 지원하기 때문에 그동안 이런저런 계정으로 팔로우하던 계정들은 모두 리스트로 정리했고, 알림은 트위터 공식 앱으로 받기로 했다. 이래저래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속도 면에서 퍽 만족스럽고 아닌가 싶고, 머플 기능에 특히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물론 머플을 포기하면 Twidere도 그 어떤 유료앱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히 훌륭하니, 괜찮은 서드파티 클라이언트를 찾는 유저분은 꼭 시험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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