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소비 : 프렌치레코드, 실버체인 네크리스
특별히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셔츠는 늘 단추를 두 개쯤 풀고 입는다. 오버핏 셔츠를 입은 날, 훤히 드러나는 목이 평소와 다르게 유독 허전하게 느껴진다. 스카프를 두르기엔 부담스럽고, 트윌리는 가볍게 묶어도 어떤지 답답해 보인다. 거울 앞에서 잠시 고민하다 화장대 서랍 깊숙이 넣어둔 액세서리 보관함을 꺼내 연다. 목걸이를 즐겨하지 않는 나로서는 선택지라고 부르기에 민망한 정도지만, 풀러 둔 단추의 간격을 헤아리며 목걸이를 고른다. 반짝이는 큐빅 펜던트를 뒤로하고 라피스라줄리 원석이 달린 실버 목걸이를 꺼내 건다. 언젠가 홍대 골목을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작은 주얼리샵에서 산 목걸이. 짙은 파란색의 팬던트는 쇄골 아래로 살짝 길게 떨어진다. 거울 앞에 서서 고개를 돌리며 모양새를 다듬는다. 오랜만에 찬 목걸이가 어색하다가도 셔츠에 썩 어울리나 싶어 기분이 새삼스럽다. 자유분방하게 뒤로 젖혀 입은 셔츠에 어쩐지 무게중심이 생긴 느낌.
얼굴 아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목걸이는 가벼운 악세사리라기에 어쩐지 거창하고, 머리카락과 엉키는 그 미묘한 불편함은 목걸이에 영 손이 가지 않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걸어본 목걸이는 새삼 산뜻하게 다가온다. 거울을 볼 때마다 목걸이에 자꾸 시선이 간다. 얼굴 아래에서 반짝이는 목걸이는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셔츠 사이로 언뜻 보이는 목걸이는 내 취향에 딱 들어맞았달까. 생각보다 더 마음에 들어 버린 셔츠와 목걸이의 조합에 기분이 좋아진다. 단조롭게 입던 셔츠도 어쩐지 새롭다. 이참에 액서서리 보관함에서 목걸이의 지분을 늘려볼까 싶다. 편집샵 어플을 켜고 네클리스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집에 있는 셔츠의 색과 디자인을 생각하면서 두루 어울릴만한 디자인을 떠올린다. 펜던트가 과하지 않은 몇 개의 목걸이를 후보에 넣는다. 너무 얇지도, 아주 두껍지도 않은, 셔츠 사이로 적당히 존재감 있을만한 체인의 두께를 가늠해본다.
목걸이를 주문했다. 프랜치 레코드의 실버체인 네클리스. 펜던트 없이 단출하지만, 구조적인 패턴이 심심하지 않은 체인 목걸이.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체인이 어느 셔츠에나 두루 어울릴 듯싶다. 거울 앞에 서서 자주 입는 셔츠를 한 벌 꺼내입고, 새 목걸이를 걸어본다. 셔츠가 만든 여백을 채우며 새 목걸이는 자리를 잡는다. 얌전하고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느낌이 좋다. 목걸이는 이제 셔츠에 필요한 아이템이 되어버렸다. 우연히 찾은, 내 취향의 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