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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fter 이후 Feb 15. 2023

최종 결과가 확정된 날

2023 Feb 15일의 기록

오늘이 딱 마침 내가 회사에서 나오게 된 지 두달이 되는 날이다. 그리고 나는 최종적으로 오퍼를 두 군데에서 받고, 그중에 내가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기로 결정이 났다. 참 길고도 짧은 이직 준비였다.


원하는 기업은 앞서 내가 이직을 준비하며 정리했던 기준에 거의 다 부합하는 기업이었다. 근무 환경도 좋고, 내가 목표했던 높은 금액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의 연봉 향상도 있고, 집과 가까운 위치, 좋은 동료들, 배울 점들과 체계가 있는 곳, 어느 정도의 인원이 있는 곳. 그런 곳에서 내 능력을 높이 사 주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고, 나도 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는 집과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한 번 예비 출근을 해볼 겸, 근처에 볼 일이 있어서 다녀와보았다. 내가 자주 가던 거리의 골목에 위치해 있었는데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여기로 출근하게 되는 걸까. 하고 생각하면서 천천히 길을 걸었다. 오늘은 하늘이 참 파랬다.


날이 참 좋아서 문득 찍어봤다. 자연은 언제 보아도 기분이 좋다.

슬슬 봄이 본격적으로 오는 것이 이제는 온 몸으로 체감이 된다.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고, 불어오는 바람이 겨울 바람마냥 꽁꽁 얼어버릴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추운 바람이지만 그 사이에 따뜻한 기운이 조금씩 스치는 것이 겨울이 지나가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번 겨울은 심적으로도 그렇고, 육체적으로도 혹독하리만치 추워서 싫어했었는데. 이제 내가 새로운 시작을 함과 동시에 봄이 오다니. 인생의 타이밍이라는게 참 신기하고도 알다가도 모르겠달까. 


가게 될 회사 근처 골목에 있는 우연히 발견한 카페. 단골이 될 것 같다.

그런데, 뭐랄까. 생각보다 첫 회사 때보다 취직의 기쁨은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전화를 받고 기분은 당연히 좋았다. 나를 필요로 해주는 곳이 두 곳 이상이나 있으니까. 그런데 사람이 참 간사하다고, 또 출근할 생각을 하니까 어쩐지 귀찮아지고 그런 기분. 원래 사람은 가지지 않는 것에 대한 갈망이 있다고 하는데 이게 딱 그꼴인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배부른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것들도 분명히 있었다. 첫 회사도 그렇고, 앞으로 가게 될 회사에서도 어떤 환경에서 일하게 될지 무엇을 배우게 될지, 어떤 사람을 만날지 등등이 궁금해져서 괜히 설레고 긴장도 된다. 얼마나 설렜냐면, 어제 최종 오퍼를 받고 나서 괜히 출근하는 상상을 머릿속으로 오백번 남짓 하면서 두근두근거리느라 잠을 못 잤다. 오늘 결국 2시간밖에 못 잔 이유도 이게 참 한 몫을 한 것 같다.


전 메뉴가 3000원이면 정말 좋은데. 퇴근하고 들러서 글을 써봐야겠다.

확실하게 믿고 있는 구석은 있다. 내가 어떤 환경에 처하던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되던지, 나는 나를 믿는다. 내가 그 안에서 행복을 찾고, 장점을 찾으며 잘 헤쳐나가며 살아갈 것이라는 것. 그런 확신을 가지고 있다. 내가 가는 곳에는 나와 같이 좋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 기대감, 그런 것들에 대한 확신들도. 그러니 다 괜찮을거라는 용기가 괜스레 생겨난다. 


우리의 걱정은 대부분 쓸데없는 것,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것들로 이뤄져있어 너무 지나치면 미래를 대비하기는 커녕 대비하지도 못하고 시간을 낭비한다. 항상 이런 것들을 전제로 생각하고 있어야 이러한 생각들이 자연스레 생겨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이직과 구직에 대해 너무 크게 두려움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두려움보다는 외로움이 때때로 심심치 않게 찾아와 나를 괴롭히겠지만 그마저도 나를 완전히 묻어버릴 수는 없다. 그러니 당신이 원하는 목표와 커리어를 확실히 정해두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좋은 환경의 회사를 찾아 지원해서, 최종적으로 그들과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나 역시도 그렇게 노력하면서 2개월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에 괜찮은 직장으로 이직을 성공했으니까. 모든 사람들이 마음만 잘 다스린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거의 모든 많은 일들은 용기와 실행력이 부족해서 일어나지 않는 것 뿐이니까.


올해 들어 오늘만큼 속 시원한 날도 없는 것 같다. 날도 좋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돌아다녀도 괜스레 기분이 좋은 날이다. 기분이 좋아서 들뜬 만큼 정돈이 되지 않은 글이지만 이것으로 나의 이직 일기, 퇴사 일기는 막을 내리... 려고 했으나 2월 말까지의 시간이 나에게 주어졌다. 그래서 입사를 하기 전에 내가 무엇을 하는지, 이직을 준비하며 느낀 점들, 그리고 앞으로의 회사 생활들에 대해 계속 적어볼 예정이다. 


직업은 현재 내 삶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니까, 이런 시간을 기록해두면 좋을 것 같아서. 

아무튼, 오늘도 그렇게 내 시간은 흘러갔다. 유쾌한 하루다. 봄이 어서 왔으면.


정말 수고했다. 또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을테니 잘해보자. 

나의 2023년이 이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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