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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ㅣㅇㅓㄱ Mar 28. 2017

기억지기 일기

2017년 3월 1일 

2017년 3월 1일 / 오늘 기억공간 손님 이야기 


아침 10시에 mbc 방송 촬영이 오고 이내 두 분의 여성이 들어오신다. 

한 바퀴 둘러보신 두 분의 선생님에게  촬영 양해를 구한 후 커튼 안쪽으로 모시고 커피를 대접했다. 

촬영을 마치고 안에서 얘기 나누시는 선생님들과 함께 이야기를 이어갔다.


두 분은 갱년기도 오고 탈출구가 필요해 훌쩍 제주도로 오셨다고 한다.

 평범한 주부로 아이를 키우며 살다가 집에는 여행 간다고 제주도로..


어제 제주도 도착하셔서 바로 우도로 들어갔는데 우도 들어가는 배에서 돌고래를 봤다고 하신다. 

신기했는데 여기 오니 고래가 있다고...


한 분 여자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저도 안산 치유공간 이웃에서 자원활동을 해요" 

치유공간 이웃에서 정혜신, 이명수 선생님이랑 희생자 생일 파티를 하고 뜨개질을 하고 이야기하다 울고 웃는 일상들...

마주 앉은 여자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몇 시간 걸려서 안산에 가는지 한번 물어보세요"

 집에서 치유공간 이웃까지는 2시간 반이 걸린다고 한다.


마주 앉은 여자 선생님이 얼마 전 세월호 엄마들이 만든 뜨개질 전시를 서울 시민청에서 했는데 마지막 날 세월호 엄마 4명이 하는 토크에 갔셨다가... 거기서도 고래를 봤다는 것.

세월호 엄마에게 아이가 즐겨 입던 티셔츠를 받아 티셔츠로 만든 고래를 엄마에게 전달하는 전달식이 있었다는 것. 

고래를 안아 든 엄마가 안고서 너무 좋아해서 옆에 참가한 3명의 엄마가 나도 안아보자고 나도 이렇게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얘기.

고래를 만든 사람은 티셔츠를 가위로 오리는 게 너무 힘들었다는 얘기..

시민청에서 고래, 우도를 들어가는 길에 고래, 기억공간에서 고래를 보니... 감정의 묘하네요. 

커튼 뒤에서 셋이 나눈 대화중에 내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선생님 두 분의 이 이야기를 기억공간 웹진에 실어도 될까요? 글을 써 주셔도 좋고 제가 정리해서 실어도 좋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두 분이 기억공간 둘러보실 때 안았던 고래를 안고 서 주시면 제가 사진을 하나 찍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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