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을 녹이는 애교 장착
한 두어 달 전부터 출퇴근길에 가끔 찾아보는 영상이 있으니.
바로 우리 친구의 윙크 장면.
저번 주말에는 외출 중 영상통화를 하면서 '어? 아빠다.' 인지하고 웃다가는 입을 오므리고 윙크를 어찌나 쏘아대던지.
아주 사랑이 가득 담겨있어서 이런 걸 보면 아이가 주는 사랑이 더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보다 크게 사랑을 주려 노력해야지.
회사에서 전에는 옆 직원분이 “아이는 잘 크고 있나요? 사진 한 번 보여주세요~”하는 관심에 “요즘은 아이가 이런 행동도 해서 정말 신기해요~”하는 등의 얘기를 나누면서 소통을 좀 했는데, 지금은 직원분들과 그런 소통이 조금 줄어든 걸 느낀다.
어떤 사람과 함께 하느냐의 차이도 있겠지만, 사회(구성원)의 변화에 따라 조직의 문화 또한 변화하는 게 느껴지는 부분 중 하나.
누군가는 하루 8시간 이상 얼굴을 보며 일하고 있는 직원들과의 소통이 없다는 시선을 가질 수 있겠으나, 사실 본연의 업무만 잘 수행한다면 개인사에 대한 대화 없이 상호 존중하는 자세만으로도 조직은 잘 굴러가다 보니 마음 맞는 사람들과 교류만 이어가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소통을 하더라도 가족이나 친구가 아니고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다 보니 정말 예의상으로 말을 걸어주고 그로 인해 나누게 된 대화를 나중에 기억도 못하는 사람, 아이의 이름을 한 번 말해줬는데도 몇 달 뒤 만나서 반갑게 그 이름을 기억해주고 있는 사람 등 천차만별이어서 회사생활에서 이런 부분들은 그러려니 하고 큰 기대를 하거나 실망하지 않는 자세를 가지게 됐다.
회사 이야기는 이쯤.
아이가 태어난 지 10~11개월 차 정도였던 시기였다.
와이프가 책을 보다가 "이 정도 개월수에는 모방행동을 하기도 한다던데?"하고 말을 건넨다.
그 말을 들은 이후 아이에게 '어디 이것 좀 봐봐'하는 마음으로 반짝반짝이랑, 윙크를 틈 날 때마다 보여준다.
"반짝반짝, 안녕~"
"윙크, 윙크~"
엄마 아빠가 뭘 하는 중인건가 하는 표정으로 아이에게 관찰당하는 나와 와이프.
수시로 관찰당한 지 2~3주 정도가 지났을까?
안아주는 순간에 바로 아이가 한 손을 슉 들더니 손을 앞뒤로 천천히 한 번씩 휙 휙 뒤집어준다.
자기 손이 신기한지 그걸 뚫어져라 쳐다보는 친구.
며칠 지나지 않아서는 "윙크 윙크"에도 반응하면서 양쪽눈을 있는 힘껏 감았다가 뜨기까지 한다.
"아이고 귀여워~"
한 번을 하기 힘들어하는 윙크를 하기 전부터 야무지게 오므리는 입모양이 귀엽기 그지없다.
모방행동을 통해 처음으로 부모에게 자신의 애교를 보이는 친구의 마음은 어떨까?
이게 본인의 애교로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것은 알고는 있을까?
우리 친구가 그것을 알고 있음을 깨닫는 데는 며칠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후 먹을 걸 주려고 들고 수유의자에 앉아있으면 쪼르르 와서 무릎을 잡고는
"내가 이거 할 줄 아는데 보여줄게 아빠. 그거 한 입 줘볼래?" 하는 윙크 시전.
내 손의 빵 같은 먹을 건 어느새 아이의 입에 들어가 있으니 말이다.
이후로는 "사랑해"하며 두 팔을 머리 위로 힘껏 올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더니,
"사랑해~해봐"말만 해도 "잌! 옿!" 소리를 내면서 팔로 귀와 옆통수를 덮으며 정수리에 손가락을 딱 붙인다.
성인처럼 벌어진 틈이 없는 게 친구의 귀여움 포인트.
할아버지 할머니도 윙크를 처음 보신 그 순간은 잊지 못하시겠지, 보고 또 보고 싶으신지 영상통화만 하게 되면 "윙크해보세요. 윙크~" 를 연신 외치셨다.
가족들을 녹이는 애교를 장착한 우리 아이가 아무한테나 저러면 안 될 텐데 걱정이 되면서도,
'적당히 낯을 가리니 아무한테나 보여주는 건 아니다.'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아직도 한쪽눈씩 윙크는 되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 특별하게 평생 각인될 순간의 모습들.
이런 짧은 순간의 행복들이 모여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더 단단해지고 있다.
동영상을 잘 보관해 뒀다가 나중에 친구가 크면 보여줘야지.
"이런 친구가 이렇게나 컸네~" 하면서.
나중에는 친구도 온 사랑을 줄 수 있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만나기를 마음속으로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