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짓기

평생을 좌우한다는데..?!

by 달뭉치

와이프가 출산 후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나도 길게 휴가를 내어 곁에 있어주었다.


직원들에게는 자리를 비워서 미안하지만

나름대로 그 기간 동안 들어올 수 있으리라 예상되는 일은 처리해 둬서인지 고맙게도 별도의 연락은 없었다.

부모가 되고 난 뒤 과제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아이의 이름을 지어 주는 것.


태명은 있었으나, 진짜 삶을 살아갈 이름 석자를 지어 준다는 것은 어지간히도 힘든 일이었다.

누군가는 친가에게, 누군가는 외가에게, 누군가는 부모 본인이 직접, 누군가는 지인에게서.


평생을 좌우한다는 아이의 이름을 찾는 여정.


맘카페를 통해서 이름을 잘 짓는 방법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어플도 괜찮다.

유료버전까지도 굳이 필요가 없다.“

“인터넷으로도 다 작명으로 가능해요.”

“여기 작명소가 좋아요.”

이런 주제의 글들의 댓글들을 하나하나 살피고는,


지역의 작명소에서 이름을 알아보기로 정하고 두 곳을 추려낸다.


두 곳과 통화 후 더 많은 이름을 제시해 주는 곳으로 결정.


전화를 통해서 아이의 생시년월 정보가 흘러들어 가고, 얼마 뒤 그 정보를 바탕으로 제시된 이름 10개가 문자로 도착했다.

”이 중에서 하나의 이름을 골라서 예약하시고 방문해 주세요.“


얘는 너무 유행하는 이름.

얘는 어감이 별로..

우리는 며칠을 논의 한 끝에 유행하지 않는 이름 하나를 골라낸다.


전화로 방문 예약을 하고 작명소를 찾았다.

듣던 대로 생각보다 크지 않던 규모의 작명소는 허름하지만 무언가를 담고 있는 기운이 있어 보였다.


“안녕하세요.”

“아직 신고는 안 하셨죠? “

“네, 맞습니다. “

“예, 이거는 이름 정해주신 거에 대한 정보니까 한 번 읽어 보시고요. 신고할 때는 한자 틀리지 않게 신경 써서 하시면 됩니다.“

“이름은 획수에 의해서 격이 결정이 돼요.

그것에 대한 정보예요. 아빠엄마 이름은 어떻게 되나요?”

정보를 읊어주자 타닥타닥 모니터를 보며 타이핑하는 작명소 주인의 모습이 내 앞을 가득 채웠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작명가였지만 그 프로그램에 집대성됐을 정보를 생각하면 또 어느 정도 신뢰도 가질 수 있었다.


“자, 어디 봅시다.“

그리고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름을 짓는 방법, 아이의 생시에 따라 목화토금수 5가지의 기운으로 보이는 직업방향, 건강 상 조금 신경 써야 될 것으로 보이는 부분 등을 말씀해 주신다.


그 내용들은 감사하게도

어떻게 교육시키고 무엇을 보여주냐에 따라 아이는 많이 달라지는 것이며,

모자라면 채우고 남는 건 버리면 된다는 마음으로 키우되, 무엇보다 건강하게 키워내길 바란다는 따뜻함을 담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인사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조리원에 도착하자 와이프는 “고생했어.”라는 말과 동시에 관련 자료를 훑어보고는 다른 데 굳이 더 알아볼 필요 없이 “이 이름이 좋겠다!” 말한다.


우리 아이가 건강하고 원하는 것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꿈을 나는 계속해서 꾸게 되겠지.

이 이름이 너의 행복을 찾는데 꼭 많은 도움이 되기를.


그리고 많은 아이들이 나름대로 스토리를 가지고 있을 자신의 이름이 밝게 빛나는 날이 한 번쯤은 그들의 인생을 찾아와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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