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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운 Apr 20. 2019

다시 봄이 올 거예요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 이야기

#1
더 귀한 목숨이 따로 있는가
-사고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던 그 날은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했다.
저마다 개인적으로 기억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2014년과 2015년 연속으로 대한민국은 국민을 지키지 못했고, 정부의 무책임한 대처와 대통령의 쇼맨쉽만 볼 수 있었다.
사고의 원인, 대처, 결과의 과정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죽음은 모두에게 안타까운 일이고, 나이에 따라, 특정 사람에 따라 목숨에는 귀함이 없다.
 
#2
고통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는가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세월호의 고통을 알지 못한다. 아마 그럴 것이라고 짐작하는 게 전부다. 그들보다 덜 아프고 덜 슬플 것이다. 어떤 사람은 관련이 없는데도 그들보다 더 슬퍼할 것이다. 그들 또한 마찬가지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고통이 더 크다고 할 것이며, 어떤 이들은 타인의 고통이 더 크다고 느낄 것이다.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비교할 수 있을까. 나의 아픔이랑 그들의 아픔이 비교가 되겠다. 그러나 그들의 아픔은 비교할 수 있을까. 어려운 일이다.

#3
무엇이 회복을 가로막는가
-어떤 상처를 받았을 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감정의 시간들은 살아가면서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며 쌓아가야 할 감정의 시간을 미처 준비하지도 못한 채 겪어야 했던 큰 사고를 단지 책상의 서류와 행정절차, 사회의 부조리함이 만드는 답답한 시선들 모두 해결해야 할 것을 하지도 못한 채, 일상에 속하길 바란다.
감기처럼 약을 먹고 짠하고 나을 수 없다는 걸 모르는가

#4
아픈 흔적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피해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면 욕먹는 사회 시스템은 잘못되었다.
누군가의 친구, 가족, 사람이고, 다음은 내 차례다.
그때도 이제 그만 지겹다 끝내라고 할 것인가?
 
#5
어떤 위로가 필요했는가
-무엇보다 힘든 건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을 것이다. 그들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그 질문에 관심을 가졌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며, 정부의 답변을 기다렸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 뉴스를 믿지 못하기 시작했다.
진실을 말하는 위로,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반성이 필요했다.
단지 말만 미안할게 아니라, 정말 미안한 사람이 미안해하는 진실된 메시지.

#6
10대들이 살아낸 시간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어떻게 몇 개의 말과 글로 기록을 남길 수 있을까.
영화 생일에서 수호의 친구들이 수호를 기억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처럼 누군가를 기억하는 일은 대게 짧은 순간이 영상일 것 같다.
평생을 잊지 못할 트라우마가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7
’가만히 있으라’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승환의 가만히 있으라에는 그 날 학생들이 들었던 가만히 있으라를 상상하게 한다.
정말 나쁘고 못난 어른들이 자신이 살겠다고, 어린 학생들을 이용했다.
그런데 다시 가만히 있으라, 잊으라고 하면
그럴 수 있을까.
다시 봄이 오기 위해서 더 끈끈한 연결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가 서로를 도와줄 수 있는 것,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시스템이 될 것.
또 한 번 이런 일이 생길 때는
더 이상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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