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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운 May 25. 2019

헌법의 상상력

어느 민주공화국의 역사

#1

헌법의상상력의 표지에 있는 헌법전문을 관심있게 본 것은 처음이었다.

헌법전문은 그 나라의 고유한 역사와 가치를 담는다.

책을 읽고나서부터 어렵고 무거운 느낌의 헌법이 새롭게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순응하고 불응에 못 본 척해야 했던 시대속에서도

자유를 외쳤던 수 많은 외침이 있었고 그 결과가 만든 어느 민주공화국의 역사가 남긴 헌법전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생략)

이런 책은 추천사보단 환영사를 해야 한다는 한홍구(성공회대 교수)와 함께 헌법을 고민하고 알게 되었다는 최강욱(변호사), 김관(전 방송기자)의 추천사처럼 헌법의 가치와 역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2

독재와 권력의 시대에서도 헌법은 존재했었다.

여러차례 수정된 헌법이 말해주는 역사는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역사를 말해준다.

발췌개헌, 사사오입개헌, 4.19혁명, 부칙개헌, 5.16쿠데타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개헌, 3선개헌, 유신개헌, 국보위개헌, 직선제개헌으로 9차동안 개헌이 진행되었고, 해당 시기에 비슷한 형태를 지닌 세계 여러나라 (미국,독일, 일본,프랑스,칠레,북유럽)과 비교하며

키케로<국가론>,<법률론>, 라인홀드니버<도덕적인간과비도덕적사회>, 로베르트미헬스<정당론>, 어빙고프먼<상호작용의례>, 귀스타브르봉<군중심리학>, 존스튜어트 밀<대의정부론>, 에밀뒤르켐<사회분업론>을 함께 다루며 작가의 통찰력과 생각을 뒷받침 해준다.


#3

어려운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할 가치를 주는 문장도 한 번씩 던진다.

그 물음은 헌법을 통해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당연한 시민의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한 번씩은 이 책을 통해 헌법이 가지는 가치와 역사에 대한 생각을 해보시라.


75p. 역사적 경험이 그 수준에 맞는 헌법을 만듭니다. 동시에 현실은 언제나 헌법을 배반하려고 하며, 헌법만으로 현실을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그에 걸맞는 현실을 만들어가야만 합니다.

그것이 헌법을 실천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231p~232p. 중요한 사실은 군중은 지도자를 갈구하며, 지도자는 '군중심리'를 조종하려 한다는 점입니다...(중략). 군중은 "이미지들로만 사고"하고 지도자는 군중의 상상력을 "조작함으로써 군중을 인도"하기 때문에 가능한 현실입니다...(중략). 쿠데타와 개헌을 용인하는 사회. 국민투표를 통해 모든 불법적 조치를 합리화하는 사회. 그곳에는 목적없는 개인들의 상호작용과 환상에 사로잡힌 비이성적인 군중의 격한 마음만이 있었기 떄문입니다.


273p. 독재정치가 무너졌을 때 독재자를 그리워하며 '선한 독재'라는 가당치도 않은 단어를 만들어서 스스로의 비겁과 무능을 합리화합니다.


279p. 왜 프랑스 근대사에 '책과 카페 그리고 클럽'이 그토록 반복적으로 등장하는지, 왜 이탈리아에서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발전했으며 그람시 같은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헤게모니를 이야기했는지, 왜 독일에서는 풍성한 사상 논쟁과 정당기반의 운동이 활발했는지, 그들의숙련됨을 면밀히 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319p. 오랫동안 독재정권에 의해 압도당한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헌법의 단어와 문장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322p. 헌법 사이에 틈을 내주어서는 안됩니다. 헌법을 악용하거나 왜곡하려는 시도를 봉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틈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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