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는 씹을 수 있을 때 마음껏 씹어두자
어느 날 갑자기 온 이빨이 시리고 아프다. 찬물도 뜨거운 물도 못 마시겠고 치통이 이런 건가 싶다. 특정 이빨도 아니도 전체가 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이게 무슨 일인가. 웃는데 이빨에 바람이 들어가 시리다…. 왓! 이럴 수가 있는 거야…
치과만큼은 한국 가서 반드시 안 아파도 가서 점검받은지라 해외살이 15년에 로컬 치과는 처음이다. 급한 대로 리뷰가 좋은 회사 앞 치과 의사를 예약했다. 인도 의사인데 말이 너어어어무 많다. 스케일링부터 해달라고 했는데 반쪽만 하고는 다음 주에 오란다. 마저 다 하지? 그랬더니 기다리는 환자가 있는지 말하느라 시간을 너어어무 많이 잡아먹어서 막상 치료시간을 얼마 안됐는데 쫒기듯 다음 주에 오라며 치료실을 나왔다. 처음으로 외국 의사한테 스케일링을 받아서 우리나라처럼 막 쑤시지 않아서 그런지 스케일링하고도 뭔가 찝찝하다… 그랬다. 그다음 주 치료를 가서 의사한테 스케일링을 하고도 이가 여전히 시리고 아프다 하니 진료차트를 하나하나 소리 내어 읽기 시작한다…. 넌 스케일링을 안했어. 지난주 클리닝과 폴리싱을 했고 오늘은 반대쪽을 할 거야… 왓?!!? 고객님의 말을 뭘로 들은 거지? 난 스케일링부터 하자했는데 자기 맘대로 스킵한건가..? 엑스레이를 세 번이나 찍었는데 사진을 보여주며 넌 딥 클리닝이 필요한데 이빨 하나당 350불이고 여기서는 못한다고 했는데, 그게 내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스케일링이었을까? 그건 아닌 거 같은데… 모르겠다…
회사 앞 치과를 나와 바로 지인에게 한국인 치과의사를 수소문했다. 그리고 바로 예약을 급하게 잡고 며칠 후 의사에게 갔는데 우리 회사 사람들 셋이나 그 선생님께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더 신뢰가 갔다. 꼼꼼히 살피고 향후 계획을 설명하는데 아… 역시 한국 사람. 맘에 든다. 그리고 턱 보톡스가 도움이 될 거라며 급한 건 아니니 한국 가서 턱 보톡스를 맞아 턱 근육을 이완시켜 주라고 하신다. 처음으로 얼굴에 주사를 놓겠구만.
딱딱한 오징어를 맛있게 씹을 수 있는 것도 때가 있다.
사십이 되면서 턱관절 마모와 턱 근육 과다 사용으로 인해 턱이 아프다. 사십 중반이 된 지금은 많이 아프다.
무겁거나 치렁치렁한 옷을 입는 것도 아직 그런 옷을 참아내며 입을 수 있을 때 입어야 한다. 나이가 들고 보니 무겁고 번잡한 옷이 스타일리쉬하기는 하지만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이제는 가볍고 단순한 옷이 제일 좋다.
고질병 발목은 이젠 툭하면 아파서 신발을 잘못 신은 날은 아예 잘 못걷는다.
40이 되면서 내려놓음을 알게 되고 감사함이 삶에 깃들고 안정감이 찾아와 40대가 된 게 좋았는데… 점점 몸이 여기저기 고장 나면서 아프다.
이제는 내가 걸어 다니고 씹고 그런 생각지도 못한 기본적인 생활을 무리없이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모든 건 때가 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해야겠다.
한의원에 누워 침 맞으며 아직 이가 좀 시리군… 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