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My Friends

by MengFei

아빠에겐 대학동창 4인방이 있다.

아빠가 중환자실에서 한 달 넘게 생사를 오가시다가 퇴원하신 날 집에 술 사들고 오신 4인방 친구들. 엄마가 술상 차려드리며 잔소리를 시전하는 그런 친구 분들. 아빠는 이때 정말로 생사를 오가셨고 이때를 기점으로 달라지셨다. 지금부터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며 살겠다고. 그리고는 매일 술을 즐기신다. 그리고 그 중심에 4인방 아저씨들이 계시다.


어젯밤. 아빠가 누군가와 화장실에서 통화하는 소리를 들으며 난 방에 들어와서 잤다. 그리고 새벽 5시 엄빠 공항으로 출발 준비를 위해 일어났다. 그런데 엄마가 그 아저씨 중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한다. 아빠가 어젯밤에 오열하셨다고. 그제야 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빠는 올해 들어 부쩍 이제 여행 못가겠다. 자신이 없다. 싱가폴 오는 것도 마지막이다. 마지막으로 홍콩 언니네 한번 다녀오자.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그런데 아빠 베프의 부고소식을 듣고 나니 마음에 와서 박힌다.


전해 들은 얘기로는 4인방 중 올림픽 아저씨가 서울 근교에 세컨 하우스가 있어서 다 같이 텃밭 농사를 지으러 다니셨다. 올림픽 아저씨는 세컨 하우스에서 혼자 지내시고 아줌마도 건강이 안 좋으셔서 서울에서 병원 다니며 따로 계셨다고 한다. 친구분들이 다음 달 텃밭 하우스에 방문하는 건으로 전화통화를 하는데 올림픽 아저씨 목소리가 술이 취한 듯 조금 이상했단다. 그게 맘에 걸려 며칠 후 또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안 받는 게 이상해서 친구 두 분이 급하게 텃밭 하우스를 가보니 올림픽 아저씨가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얼마 후 퇴원하면 요양원으로 가네마네 하는 시점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일 년 반 만에 딸 보러 싱가폴에 와있는 걸 아는 친구분들은 그 시간을 잘 지내고 오시게 괜히 멀리서 걱정만 하게 될테니 아빠한테 따로 연락을 안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어제저녁 동창회 단톡방 문자가 이상해서 전화를 걸었다가 어제가 올림픽 아저씨의 장례일이었다는 걸 알게 되셨다고. 아빠는 밤새 많이 우셨다고 한다.


아침에 얘기를 듣고 아빠 손을 잡으며 아빠 괜찮아? 올림픽 아저씨 돌아가셨다며.. 하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응 이러면서 거실로 나가셨다. 눈물을 머금고 훔치는 소리. 퉁퉁 부어있는 눈. 공항에서 아빠를 꼭 안으며 아빠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 아빠도 울고 나도 울고.


십 년 전쯤인가 노희경 작가의 디어 마이 프렌즈가 생각났다. 아빠와 아빠의 친구들. 자꾸 눈물이 난다. 여행 중에만 엄빠의 질문을 귀찮아하고 잔소리를 한 게 아니다. 여기 계시는 내내 뭐가 맘에 안 들면 바로 지적질을 해댔던 나. 그렇게 까칠하게 굴고 나면 후회할 거 알면서 순간을 못참아 하는 행동들 그리고 후회.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아빠는 무슨 생각을 하실까? 마지막으로 얼굴도 못 보고 보낸 친구분과의 60년 우정과 이별… 앞으로 얼마 안 남았을지도 모르는 생(生). 과 사(死). 그리고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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