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 사업과 사심의 경계
5년간 운영해 온 카페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불과 며칠 전에 한해 폐업한 자영업자가 100만 명에 육박한다는 뉴스를 무거운 마음으로 봤었는데 저희도 이렇게 영업종료를 결정하게 되었네요.
지난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들과 감정을 겪었습니다. 본업에 조금 더 도움이 되기 위해서 시작했던 것이 생각보다 꽤 잘 알려졌고, 그러다가 어려워지기도 하고 급기야 본업에도 지장을 줄 것 같아 결국 5년여 만에 문을 닫기로 결정했습니다. 시원섭섭할 줄 알았는데 막상 닫고 나니 섭섭한 마음이 더 큽니다. 그동안 많은 좋은 분들을 만났고, 좋은 추억을 쌓았고, 경험이 생겼습니다.
사실 사업은 지극히 계산적이어야 합니다. 숫자만 보면 쉽습니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감정을 이입하고 카페와 나 자신을 동일시하다 보니 점점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결단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아니 사실 어려웠다기보단 싫었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감정일 것 같습니다. 카페를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것이 본업을 더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도 나름 잘해주었고, 소기의 성과들도 있었습니다. 다만, 사업이라는 것은 무조건 돈을 버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게 회사의 목적이자 유지할 수 있는 기본이니까요.
저는 늘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가치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합니다. 때때로는 눈앞의 숫자들로 인해서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으로 도달하지 못하고 일찌감치 포기하거나 시작도 못하는 경우들도 많죠.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브랜딩이란 그런 지점에 닿아있는 일들이 많죠. 그런 일들을 하다 보니 정작 제가 운영하는 카페에 대해서 너무 관대했던 것 같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관점에서 카페 자체로 자생하는 환경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다른 일에서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자신감은 사실 교만이었습니다.
정든 카페를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일들을 처리해 나가는 과정이 슬프지만 덤덤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냥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하며 정신승리하는 것도 아니고, 그럴 여유도 없습니다. 어쨌거나 저의 선택의 아쉬움과 실패한 부분들을 뼈아프게 받아들입니다. 본업에 더욱 집중하고 더 나은 상황으로 만들기 위해 늦었지만 결단 한 만큼 앞만 보고 또 묵묵히 달려 나가보려 합니다.
여러모로 모든 분들에게 녹록지 않은 시대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해내어야죠. 결국 성공이라는 것은 시도의 횟수인 것 같아요. 지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꾸준히 내딛는 것.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이라고 스스로 다짐해 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우리 지치지 말아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