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시간 안에 놀랄 일이 있다”는 말, 러우전쟁의 방향을 읽다
“앞으로 48시간 안에 깜짝 놀랄만한 일들이 있을 수 있다.”
이 한 문장은 정치권과 시장, 그리고 외교가를 동시에 흔들기에 충분했다. 발언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그 파장은 더욱 컸다. 그는 늘 과장된 언어를 구사해 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과장 속에는 종종 현실의 방향성이 숨어 있었다.
최근 국제 정세의 흐름을 보면, 이 발언이 단순한 선거용 수사로만 치부되기 어려운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군사적으로 교착 국면에 접어들었고, 정치적으로는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전선은 크게 움직이지 않지만, 비용은 계속 쌓이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승자 없는 소모전이 되고 있다는 인식이 미국과 유럽 내부에서 확산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종전’ 혹은 ‘휴전’이라는 단어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48시간 안에 전쟁이 끝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사실 그 자체보다 방향성이다. 협상 채널의 공개, 비공식 중재의 존재 인정, 혹은 휴전을 전제로 한 조건 초안 제시만으로도 국제 사회는 즉각 반응한다. 트럼프가 말한 ‘놀랄만한 일’은 바로 이 지점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발언을 단순한 개인적 과시로 보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이 이슈가 미국 대선과 정확히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그는 줄곧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전쟁은 벌어지지 않았다”거나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해 왔다. 러우전쟁을 외교적 성과의 상징으로 포장할 수 있다면, 이는 그에게 가장 강력한 정치적 무기가 된다. 실제로 전쟁을 끝내지 않더라도, ‘내가 움직이자 판이 흔들렸다’는 이미지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시장의 시선도 예민하다. 전쟁 종식 기대감은 에너지 가격, 원자재, 방산 산업, 환율과 증시에 즉각적인 영향을 준다. 아직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만으로도 자본은 움직인다. 정치인의 말 한마디가 현실이 되지 않아도 시장을 바꾸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여기서 냉정함은 필요하다. 러우전쟁은 단순한 중재 선언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영토 문제, 안보 보장, 전후 재건 비용, 나토와 러시아의 구조적 갈등까지 얽혀 있다. 따라서 우리가 기대해야 할 것은 ‘종전 선언’이 아니라 전쟁의 성격이 바뀌는 신호다. 총성이 멎는 완전한 끝이 아니라, 협상과 관리의 단계로 이동하는 변화 말이다.
결국 트럼프의 발언은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전쟁은 언제 끝나는가?”가 아니라,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가 실제로 등장했는가?”라는 질문이다. 만약 이번 48시간 안에 그 의지의 윤곽이 드러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랄 만한 일일 것이다. 전쟁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지만, 방향은 어느 순간 갑자기 바뀐다. 지금 세계는 바로 그 ‘방향 전환의 문턱’을 조심스럽게 넘보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