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과 미래 금융 시스템 14

스테이블코인과 기존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리스크를 공유하게 되나요?

by sonob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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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기존 금융과 분리된 별개의 자산이 아닙니다. 이들은 자산 담보 구조, 국채 수요 대체, 그리고 규제 및 유동성의 상호작용을 통해 기존 금융 시스템과 리스크를 깊이 공유하고 있으며, 사실상 한 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첫째, 자산 담보를 통한 구조적 결합으로 인해 두 시스템은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를 1달러로 유지하기 위해(페깅), 미국 국채(Treasury bonds)나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현금성 자산을 담보로 보유합니다. 이 담보물들은 결국 기존 금융권의 산물입니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가 성장할수록 기존 금융 자산인 국채 등의 매입량이 늘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암호화폐 시장과 기존 금융 시장은 서로 섞여 리스크를 공유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소스에서는 이를 두고 두 시스템이 은밀하고 알아차리기 힘들게 서로 간의 리스크를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표현합니다.


둘째, 미국 국가 부채(Sovereign Risk)가 스테이블코인 투자자에게 전가되는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미국의 막대한 부채 발행으로 인해 국채 시장에 유동성 경색 조짐이 보일 때, 스테이블코인은 국채의 주요 매수처 역할을 하며 미국 정부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는 전 세계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함으로써 미국 정부의 부채 리스크를 나눠 짊어지는 결과를 낳습니다. 과거에는 자국 국민들이 국채를 직접 매입하여 짐을 졌다면, 이제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간접적으로 미국 국채를 매입하고 그 리스크를 떠안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의 재정 건전성 악화나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거시경제적 충격은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성에 직접적인 위협이 됩니다.


셋째, 통화 정책과 유동성 충격이 상호 전파되는 의존성이 생겼습니다. 기존 금융권의 정책 변화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며, 반대로 스테이블코인의 자금 흐름이 국가 재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들의 건전성 기준(BIS 자기 자본비율)을 강화하여 자본 유출을 막자, 대형 암호화폐 운용사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대량 소각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소각되면 담보로 잡혀있던 미국 국채의 수요가 줄어들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연준 및 재무부)의 금고(RRP 등)가 비어 가는 유동성 부족 상황을 초래합니다. 즉, 전통 금융의 규제가 암호화폐 시장을 위축시키고, 이것이 다시 미국의 재정 부담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 것입니다.


넷째, 부분 지급준비제도의 답습으로 인한 뱅크런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초기에는 100% 담보를 표방했으나, 점차 기존 은행 시스템의 부분 지급준비제도(Fractional Reserve Banking)와 유사한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스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들은 보유한 담보의 순가치를 넘어서 코인을 발행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과거 금태환 제도가 폐지되고 신용 화폐가 무한정 발행되던 흐름과 유사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과 같은 전통적인 금융 위기 상황에 취약하며, 스테이블코인이 제2의 연준처럼 행동하면서 기존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까지 그대로 공유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다섯째, 차익거래(Arbitrage)를 통한 국부 유출과 자본 시장의 왜곡이 발생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을 넘어, 국가 간 자본 이동의 통로로 활용되며 리스크를 전파합니다. 소스에서는 홍콩의 운용사들이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한 차익거래를 통해 한국 등 타국의 자본을 빨아들이고, 이 자금이 다시 미국 국채나 금을 매입하는 데 사용되는 구조를 지적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내의 원화 가치는 하락하고, 유출된 자본은 영란은행 등에 금괴 형태로 쌓여 다시 레버리지 투자의 담보로 활용됩니다. 이는 특정 국가의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스테이블코인을 매개로 하여 글로벌 거시 경제의 레버리지 리스크로 변환되어 공유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요약하면,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국채라는 매개체를 통해 기존 금융 시스템과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으며, 미국의 국가 부채 문제를 전 세계 암호화폐 사용자들이 분담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통 금융 기관의 정책 결정이 스테이블코인의 유동성에 타격을 입히고, 반대로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자본 흐름이 국가의 환율과 국채 시장에 영향을 주는 등 쌍방향으로 리스크가 전이되는 구조가 확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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