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과 미래 금융 시스템 13

홍콩 규제 체계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by sonob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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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을 ‘규제의 유연성’, ‘거버넌스 구조’, ‘국가 전략’ 측면에서 분석해 드립니다.



1. ‘이원적 접근’을 통한 혁신과 보호의 균형


홍콩 규제의 가장 큰 특징은 시장 참여자를 전문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로 구분하여 규제 강도를 달리하는 ‘이원적 접근(Two-tiered approach)’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입니다.

홍콩의 방식: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발행사는 엄격한 라이선스 규제를 적용해 이용자를 보호하지만, 전문 투자자(자산 800만 홍콩달러 이상 등)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라이선스 없이도 발행과 마케팅을 허용합니다. 이는 시장의 유동성과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려는 실용적인 전략입니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한국은 현재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한정할지, 핀테크 기업까지 허용할지를 두고 ‘허용 vs 금지’의 이분법적 논의에 갇혀 있습니다. 홍콩처럼 대상과 목적에 따라 규제 턱을 달리하는 유연한 접근을 도입한다면, 금융 안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기업 간 B2B 결제나 도매 금융 등에서 혁신적인 시도를 먼저 시작할 수 있는 숨통을 틔워줄 수 있습니다.


2. 강력한 권한과 견제 장치의 조화 (거버넌스)


홍콩은 규제 당국에 강력한 권한을 부여함과 동시에,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독립적인 견제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홍콩의 방식: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사실상 중앙은행으로서 라이선스 승인 및 취소, 제재 권한을 갖지만, 동시에 ‘스테이블코인 심판원’이라는 독립 기구를 설치하여 당국의 결정에 불복하거나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이를 재검토하고 조율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한국은 현재 자본금 규모 등 진입 요건에 논의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건전한 생태계를 위해서는 진입 장벽만 높일 것이 아니라, 규제 당국의 명확한 감독 권한과 이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이의 제기권을 보장하는 투명한 거버넌스 체계를 법안 설계 단계부터 포함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3. ‘규제 수용국’에서 ‘전략국’으로의 태세 전환


홍콩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단순한 소비자 보호 차원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허브의 지위를 되찾고 미래 금융(Web 3.0)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국가 생존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방식: 홍콩은 중국 본토가 가상자산을 금지하는 상황에서도, 이를 역이용하여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출하는 우회 통로이자 테스트베드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위안화와 홍콩달러의 영향력을 디지털 경제로 확장하려는 포석입니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한국은 스테이블코인을 자금 세탁이나 자본 유출 등 ‘통제해야 할 리스크’로만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홍콩의 사례는 스테이블코인을 K-콘텐츠 수출, 글로벌 결제망 확장 등 ‘원화의 경제 영토’를 넓히는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고,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제도화를 추진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한국 시장이 달러나 위안화 기반 코인에 잠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약하자면, 홍콩의 사례는 "안전을 담보하되 혁신의 불씨를 끄지 않는 유연한 규제 설계"와 "스테이블코인을 미래 금융 패권 경쟁의 핵심 도구로 바라보는 전략적 관점"이 한국의 입법 및 정책 수립 과정에 필수적임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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