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인물과 흥미진진한 사건
앞의 글과 이어지는 글입니다. 기존 글을 읽으신 후에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
https://brunch.co.kr/@mentorgrace/85
좋은 아이디어를 찾을 때도 매력적인 이야기의 요소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일상에서 접하는 제품, 서비스, 제도 등도 결국은 우리에게 일종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런 거 원하셨죠?
제가 이뤄드릴게요.
매력적인 이야기의 요소를 좋은 아이디어로 치환하면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된다.
좋은 아이디어의 요소: 공감되는 인물 + 흥미진진한 사건
▶ 매력적인 인물: 열망에 깊이 공감될 것
▶ 흥미진진한 사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뻔한 흐름이 아니라 의외성이 있을 것
유아 및 어린이를 대상으로 놀이와 학습을 도와주는 방문 플랫폼 <자란다>와 <째깍악어> 비즈니스는 부모들 사이에서 꽤 유명하다. <째깍악어>는 2016년, <자란다>는 2017년 시작한 플랫폼으로 이용자 수, 투자 유치 등 여러 부문에서 성공적인 소셜 벤처 사례로 뽑힌다.
방문교육을 원하는 어린 자녀의 부모를 대상으로 주변의 교사나 대학생 등을 연결하는 매칭 플랫폼인데, 시간제로 신청하는 방식이라 시작부터 큰 호응을 일으켰다.
예를 들면 플랫폼의 교사로 등록한 대학생이 여섯 살 아이의 집 앞 공원에서 몇 시간 동안 공놀이하며 신나게 놀아준다든지, 미술을 전공한 40대 주부가 스케치북과 교구 등을 활용해 여덟 살 아이와 거실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고, 스티커도 붙이면서 재밌게 놀아주는 식이다.
<자란다>, <째깍악어> 비즈니스는
어떤 인물과 사건을 내세웠을까?
먼저, 그들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 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 하는 어른들’이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을 이렇게만 묘사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없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과 서 비스는 수만 개가 있으니 말이다. 서사가 더 필요하다.
등장 인물 :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하는 어른들
이 인물의 삶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자. 어떤 열망을 가지고 있을까?
그들은 어린 시절 마음속 깊이 꿈꿔왔던 부모의 모습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몇 시간 동안 몸으로 부둥켜안고 놀아주고, 만들기 놀이도 같이하고,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곳에 데려가서 어렸을 때부터 좋은 감성을 길러주는 존재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자주 좌절한다.
부모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부모가 되다 보니 일단 체력이 부족하다. 사회적으로도 책임과 업무량이 폭증할 나이대인 데다가 부모와 놀아본 기억이 없어서 아이와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공놀이는 30분만 해도 지치고, 아이가 그려달라는 곰이나 토끼는 매번 삐뚤빼뚤 엉망이며, 글자나 숫자를 조금이라도 가르치려 들면 아이와 부모 모두 기분이 상해서 끝나고 만다. 결국 찡얼거리는 아이에게 유튜브를 틀어주면서 좌절감이 쌓여간다.
내가 원했던 부모 모습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여기까지 묘사한 이야기를 읽으면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아마도 울컥하는 마음이 될 것이다. 잘하고 싶은데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 상황을 직접 겪고 있다 보니 ‘남 얘기 같지’ 않은 이야기로 들린다. 이제 우리는 첫 번째 요소를 완성했다. 즉, 열망에 깊이 공감되는 ‘매력적인 인물’을 찾았다.
• 인물: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
• 열망: (1차 열망)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 + (2차 열망) 자녀에게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
• 열망의 좌절: 체력과 시간,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아이와 함께 몸으로 놀아주는 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다음은 흥미진진한 사건이 나올 차례다. 늦깎이 부모의 부족한 체력을 키워주는 보약 또는 홈트 기구, 아이와 어떻게 놀아주면 되는지 알려주는 콘텐츠 등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전형적이고 뻔하다. 이미 수백, 수천 개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와서 비슷한 이야기를 경쟁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몇 차례 언급했듯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뻔한 흐름이 아니라 의외성이 있어야 흥미진진한 사건이 된다. 그래서 <자란다>, <째깍악어>는 부모에게 의외의 이야기를 건네기로 한다.
“에너지 넘치고 믿을 수 있는 어른이 집으로 와서 몇 시간 동안 아이와 신나게 놀아주면 어떨 것 같아요? 공놀이나 미술 놀이, 박물관 견학 등 아이가 맨날 해달라고 노래 부르는 제일 좋아하는 활동을 같이 해준다면 말이에요.”
부모들은 “아휴, 그렇게만 해준다면 절이라도 하고 싶죠. 아이는 즐겁게 놀고, 저는 맘 편하게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생기잖아요”라며 반색할 것이다.
사실, 아까 등장인물에게는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열망이 더 있었다.
• 인물: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
• 열망: (1차 열망)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 + (2차 열망) 자녀에게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 + (보이지 않는 열망) 나의 체력을 갈아 넣지 않아도 된다면 더 좋겠다.
• 사건: 에너지 넘치는 어른이 와서 몇 시간 동안 아이와 놀아준다면 어떻게 될까? → 실컷 놀아서 만족한 아이, 휴식으로 에너지를 회복한 부모가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다들 부모가 무언가를 더 해내라고, 더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이야기하는 데 비해 이 비즈니스들은 영리하게 다른 결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플랫폼 수천 개가 생겨났다가 망하는 와중에 이 플랫폼들은 왜 성공했는지를 짐작하시리라.
이 서비스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지 시장에서 사라질지는 얼마나 현명하게 경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테지만, 최소한 바른 출발을 한 것은 분명하다
Key Point
•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야기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무언가를 간절히 소망하는 등장인물에게 '남 얘기 같지 않은' 공감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열망을 이뤄가는 과정이 뻔하지 않고 의외성이 있어야 한다.
•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도 일종의 이야기인 셈이다. 등장인물과 사건이 매력적이어야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
* 출처 :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박소연, 더퀘스트
* 책 정보 :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2338522
이벤트 공지!
제 따끈따끈한 신간이 나왔습니다. 책이 나오면 항상 브런치에 이벤트를 하는데요, 이번에도 합니다 ㅎㅎ
책을 받고 싶으신 분은 이번 주 월요일 아침 09:00 까지 제 메일로 보내주시면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
경쟁률은 아주 비루하니 자신있게! 보내주시면 됩니다. ㅎㅎ
아니, 다른 곳에서 제 책을 추첨하는 걸 봤을 때는 경쟁률이 엄청 심하던데 왜 브런치 독자님들은 아무도 신청을 안하시는 건가요 ㅎㅎ 차분하게 직접 구매하시는 타입이신가봉가.
그런데 이번에는 사인본이 아니고 <선물하기> 기능으로 보내드리려고 해요.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보내드릴 수 있어서 편리하더라고요. 저의 게으름을 용서해주세요 ㅠ_ㅠ
자, 공지 내용을 정리합니다.
ㅁ 내용 :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책을 보내드립니다
ㅁ 신청방법 : 제 메일(betterworknme@naver.com)으로 신청해주세요 (절절한 사연 및 의지 표명 필요 없습니다 ㅎㅎ 그냥 담백하게 '신청합니다'로 해주시면 돼요)
ㅁ 신청기간 : 지금부터~월요일[4/18(월) 09:00] 까지 3일 동안!
ㅁ 당첨자 : 15명
ㅁ 예상 경쟁률 : 거의 물 반, 고기 반으로 예상합니다 ㅎㅎ 거의 받는다는 얘기죠.
ㅁ 주의사항 : 신청하실 때 연락처나 주소 보내주시지 마세요
그럼, 샤이한 브런치 독자님들의 열정을 보여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