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심 상권의 몰락은 예고된 결과다

『낭만? 전통시장, 골목상권 생존 조건』 열일곱 번째 글

by 멘토K


나는 오래된 도심 한가운데에 서 있을 때마다 묘한 감정을 느낀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북적이던 거리였는데, 지금은 발걸음이 뜸해진 채로 낡은 간판만이 그 자리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은 여전히 “언젠가 예전처럼 될 거야”라는 말을 내뱉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날은 다시 오지 않는다.


구도심 상권의 몰락은 우연이 아니라 예고된 결과였다.


사람들은 변했고, 도시도 변했다.

한때 중심지였던 공간이 이제는 교통의 흐름에서 멀어지고,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 버렸다.


외곽 신도시 조성, 대형 쇼핑몰이나 새로운 주거단지가 들어서면 사람들의 동선은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여기에 구도심의 패션일번지 상품들은 온라인과 아울렛, 복합몰 등으로 이탈하고, 지역의 경우 인구소멸과 고령화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구도심 상권은 여전히 “여기가 원래 중심지였잖아”라는 자존심에 매달려 변화를 늦추곤 했다.


결국 고객의 발길이 끊기고, 남은 건 빈 점포와 내려앉은 임대료뿐이었다.


구도심 상권의 몰락을 단순히 외부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아쉬움도 있다.


실제로 일부이긴 하지만 지역 재개발이나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데 성공한 경우도 있다.


그 차이는 ‘준비와 변화 수용’이었다.

낡은 건물에 의존하지 않고, 젊은 창업자나 로컬 브랜드를 받아들이며 공간을 새롭게 꾸민 상권은 다시 숨을 쉬었다.


반면, 변화를 거부한 상권은 점점 더 깊은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현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예전엔 발 디딜 틈도 없었지.”

“요즘 애들은 시장을 몰라.”


그 말 속에는 과거의 향수와 현재의 체념이 뒤섞여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이다.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건 무엇인지, 지금 상권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묻지 않으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구도심 상권의 몰락은 필연이기도 하지만, 일부는 선택의 결과일 수 있다.


쉽지는 않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세대와 연결될 수 있는 시도를 꾸준히 했다면 일부나마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낡은 건물 안에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문제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고, 태도다.


나는 상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몰락은 예고된 결과일 수 있지만,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것도 가능하다.


정부에서도 구도심 활력제고를 위해 상권활성화사업, 자율상권구역, 동네상권발전소, 글로컬상권 창출 등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그 길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는 데 있다.


옛날의 영광이 아니라, 지금과 내일의 고객을 위한 준비 말이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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