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좌충우돌 멘토링』 스물여섯번째 이야기
창업자 L 대표를 만난 건, 서울 한복판의 협업공간이었다.
실시간 oooo 기술을 활용한 SaaS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초반부터 개발력은 탄탄했고 UX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의미 있는 유료 고객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대표님, 요즘 고객 반응은 어때요?”
“진짜 써보면 좋다고는 하는데요… 다들 좀 더 상황 봐야겠다고 하더라고요.”
말끝을 흐리던 그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오히려 무료 사용 고객들의 반응은 좋았지만, 막상 유료 전환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특히 B2B 대상이라 구매 결정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던 것도 문제였다.
나는 조용히 물었다.
“그분들 중에, 이 서비스 없으면 불편할 사람, 단 한 명이라도 있나요?”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한 사람을 떠올렸다.
“번역팀을 소규모로 운영하는 스타트업 대표님이요. 매일 이메일로 직접 피드백도 주시고요.”
나는 말했다.
“지금 필요한 건 많은 고객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한 사람’입니다.”
스타트업의 초기 시장은 종종 착시로 가득하다.
무료 체험에 긍정적인 피드백, 홍보성 인터뷰, 좋아요 수...
하지만 그중 대부분은 실제 수요를 말해주지 않는다.
내가 강조한 건 이거였다.
“당신의 가치를 알아보는 고객은 분명히 있다.
문제는 ‘그들이 아니라 다수를 설득하려 한 당신의 전략’이다.”
모든 고객이 우리를 이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진짜 문제를 겪고 있는 고객을 중심에 두고 그들의 언어로 서비스 가치를 풀어내는 것,
그게 초기 창업자의 생존 전략이다.
그는 이후 피드백을 준 스타트업 고객에게 집중했다.
정기적으로 문제점을 반영해 개선했고,
결국 그 고객은 유료 전환을 넘어 업계 포럼에서 자발적으로 이 서비스를 소개해주었다.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단 한 명의 고객에게서 시작된 확신은 팀에게 진짜 성장 동력이 되었다.
많은 창업자들이 ‘모두가 좋아할 서비스’를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내 서비스를 알아보는 고객 한 명을 찾고, 그에게 미친 듯이 집중하는 것”이
성장의 출발점이 된다.
시장은 크다.
하지만 진짜 시장은 가치를 알아보는 고객 한 명에게서 시작된다.
- 멘토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