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전통시장,골목상권 생존 조건' 스물 여섯번째 글
시장 골목을 걸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이 물건을 꼭 이곳에서 사야 할 이유가 있을까?”
가격만 본다면 온라인이 더 싸고, 편리함만 따지면 대형마트가 앞선다.
그런데도 오프라인이 여전히 의미를 가진다면, 그건 ‘경험’ 때문이다.
어느 날 한 전통시장에서 국밥집에 들어갔다.
사장님이 갓 지은 밥을 밥공기에 소복이 담아 내주며 웃었다.
“오늘은 김치가 잘 익었어요. 국물이랑 꼭 같이 드셔보세요.” 그 한마디 덕분에 밥맛이 달라졌다.
단순히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사람 냄새와 정성이 녹아든 경험이었다.
온라인 배달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순간이었다.
또 다른 시장에서는 아이들이 참여하는 김치 담그기 체험이 열렸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고무장갑을 끼고 배추에 양념을 바르며 웃음소리가 골목 가득 번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손에 들린 김치 한 포기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만든 추억이자 이야기였다.
그 경험은 다시 시장을 찾게 만드는 힘이 됐다.
오프라인의 강점은 결국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고, 직접 느끼는 것’이다.
고객은 물건을 사는 것보다 그 과정을 통해 얻는 감정을 기억한다.
시장에서 시식 한 입을 하는 순간, 상인과 눈을 마주치며 나누는 대화, 아이가 웃으며 손에 들고 있는 군것질 하나…. 이런 경험이 고객의 발걸음을 다시 불러온다.
많은 상인들이 여전히 상품과 가격에만 매달린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상품에 ‘경험’을 덧입히는 것, 그것이 시장의 경쟁력이다.
떡을 파는 가게라면 직접 떡을 빚어보는 체험을 마련할 수 있고, 채소가게라면 신선한 재료로 간단히 요리하는 법을 알려줄 수 있다.
경험이 담기면, 같은 상품도 전혀 다른 가치로 다가온다.
나는 현장에서 자주 느낀다.
고객은 더 이상 “무엇을 샀는가”보다 “어떤 경험을 했는가”를 기억한다.
그리고 그 기억이 다시 시장으로 향하는 이유가 된다.
오프라인이 살아남는 길은 단 하나다.
상품이 아니라 경험을 팔아야 한다.
경험이 곧 시장의 미래다.
- 멘토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