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전통시장,골목상권 생존 조건' 브런치 북 스물 여덟번째 글
시장을 오래 지켜보면 묘하게 비슷한 장면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장사가 잘 안 되는 가게는 각자의 사정이 달라도, 어딘가 닮아 있었다.
상품이 나쁘다거나, 위치가 불리하다거나 하는 문제 이전에 공통적으로 부족한 것이 있었다.
첫째, 고객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족했다.
잘되는 가게는 손님이 들어올 때부터 눈빛이 다르다.
무엇을 찾는지 눈치를 살피고, 대화를 통해 필요를 읽어낸다.
반면 어려움을 겪는 가게는 자기 물건에만 시선을 두고 있었다.
손님이 무엇을 고민하는지는 보지 못한 채, “이거 좋아요”라는 말만 반복했다.
고객의 문제를 읽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물건도 선택받지 못한다.
둘째, 변화를 받아들이는 용기가 부족했다.
카드 단말기 설치를 망설이는 가게, 가격표 붙이는 걸 번거롭다 하는 가게, SNS는 젊은 사람들만 하는 거라며 손사래 치는 가게.
이런 곳일수록 매출은 늘 제자리였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점포는 여전히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고 있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곧 정체가 되었고, 그 정체는 결국 쇠락으로 이어졌다.
셋째, 스토리와 차별화가 부족했다.
비슷한 물건, 비슷한 가격, 비슷한 포장….
그렇다면 고객이 굳이 그 가게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잘되는 점포에는 “여기만의 이유”가 있었다.
직접 키운 채소라든지, 집에서 전해 내려오는 방식이라든지, 혹은 깔끔한 포장이나 친근한 설명 같은 작은 차별화.
실패하는 점포에는 이 ‘나만의 이야기’가 없었다.
넷째, 꾸준함이 부족했다.
한때 반짝 인기를 끌던 점포가 금세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손님이 몰렸을 때 오히려 방심하고, 서비스가 흐트러지고, 품질이 들쭉날쭉해졌다.
꾸준히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힘, 성실함의 무게가 부족했던 것이다.
시장에서 실패하는 점포들은 결국 이 네 가지가 공통적으로 비어 있었다.
고객 시선, 변화의 용기, 차별화의 스토리, 그리고 꾸준함.
이 네 가지가 빠지면, 아무리 좋은 입지나 상품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나는 현장에서 자주 말한다.
“장사는 기적이 아니라 습관입니다.
매일 고객을 보고, 조금씩 바꾸고, 나만의 색깔을 지키고, 끝까지 버티는 것.
이 네 가지를 가진 점포는 실패하지 않습니다.”
시장은 여전히 치열한 경쟁의 현장이다.
하지만 실패의 이유를 곱씹어 보면, 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부족했던 건 자본이나 입지가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태도와 습관이었다.
그것을 채우는 순간, 시장은 달라진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