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전통시장,골목상권 생존 조건' 스물 아홉번째 글
시장을 다니다 보면,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할인 행사!”, “○○시장 대축제!” 같은 문구들이 화려하게 붙어 있지만, 정작 시장 골목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광고와 홍보는 열심히 했지만, 시장 안으로 들어온 손님이 다시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시장의 내부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부 마케팅은 불을 피우는 성냥과 같다.
불꽃은 쉽게 일어나지만, 금세 꺼져버린다.
내부 브랜딩은 불이 오래 타오르게 만드는 장작과 같다.
고객이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힘은 시장 내부에서 나온다.
한번은 한 시장에서 ‘대대적인 온라인 홍보’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초반에는 방문객이 몰려 활기를 띠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손님들의 반응을 들어보니,
“시장 분위기는 좋은데, 가격표가 없어서 불편했어요”,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가게가 많네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가게가 없어요”라는 말이 나왔다.
결국 내부 브랜딩이 부실하면, 아무리 외부 홍보를 해도 오래가지 못했다.
내부 브랜딩이란 단순히 간판을 바꾸는 일이 아니다.
시장의 정체성을 세우고, 각 점포가 ‘다시 찾고 싶은 이유’를 만드는 과정이다.
가게마다 명확한 가격 정책, 일관된 서비스 태도, 시장만의 이야기와 경험이 담겨 있어야 한다.
손님이 시장을 떠날 때 “여기는 다시 와야겠다”는 인상을 남기는 것, 그게 바로 브랜딩이다.
나는 현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외부 홍보는 사람을 불러오는 문이고, 내부 브랜딩은 그 문을 다시 열게 만드는 자석이다.”
외부 마케팅보다 내부 브랜딩이 먼저다.
시장이 스스로의 매력을 갖추고 나서야, 마케팅이 제 힘을 발휘한다.
아무리 광고를 해도, 내부가 준비되지 않으면 손님은 금세 등을 돌린다.
반대로 내부 브랜딩이 단단하면, 굳이 큰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입소문이 자연스럽게 퍼져나간다.
오늘도 시장을 걸으며 생각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사보다, 골목 안에서 묵묵히 준비하는 상인의 손길이야말로 시장을 살리는 진짜 힘이라는 것을. 결국 시장의 생존은 내부에서 시작된다.
- 멘토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