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출근길 지하철 김포공항역 자리 전쟁

한켠의 스물 세번째 시

by 멘토K


아침 7시 40분,

김포공항역 승강장에는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열차 문이 열리기도 전에

사람들의 시선은 바닥에 놓인 자리 하나를 향한다.


가방을 들고, 발끝을 조정하고,

무심한 척 서 있다가도

차 문이 열리는 순간

모두가 발걸음을 재촉한다.

빈자리는 금세 사라지고

늦은 사람은 기둥 옆에 기대 선 채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본다.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의 표정은

안도와 동시에 작은 승리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승리는

단지 앉아서 몇 정거장이라도

눈을 감을 수 있다는 것뿐.


나도 그 무리에 끼어

자리를 얻은 날엔

왠지 하루가 덜 피곤할 것 같고,

놓친 날엔

이미 하루 절반이 지쳐버린 듯하다.


출근길의 이 작은 전쟁은

누구도 크게 웃지 않고,

누구도 크게 다투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반복될 뿐이다.


창밖으로 스쳐가는 어두운 터널 속에서

나는 문득 생각한다.

이 치열한 자리가

정말 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오늘 하루를 버티기 위한

작은 위안일 뿐인지.


김포공항역,

사람들의 하루가

이곳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 한켠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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