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지도사로, 경영컨설턴트로 살아온 시간의 의미
아직도 그날이 기억난다.
초록의 5월 맑은 하늘 아래, 근무하던 사무실을 마지막으로 나섰던 그 순간
IMF 외환위기라는 단어가 일상에 깊게 파고들던 시기,
나는 안정된 커리어를 내려놓고, 누구도 잘 알지 못했던 ‘경영컨설턴트’라는 길을 선택했다.
그 선택은 평범한 이직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남들보다 조금 빠른 30대 중반에 인생2막의 시작, 그 자체였다.
그리고 나는 그 결심을, 새로운 도전으로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경영지도사’라는 전문 자격과 경영컨설팅
경영전략, 마케팅까지 실무에 기반한 이 자격은
이후 25년 동안 내 컨설팅 인생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주었다.
컨설팅의 시작은 작고 낯설었다.
한창 벤처 열풍으로 급부상한 창업시장, 제조 기반이 흔들리는 지방 중소기업,
그리고 사업계획서 한 장 없이 열정을 품은 창업자들.
나는 그들과 함께 부딪치며 배웠고,
때로는 실패하고 다시 일어섰다.
그 시절 내겐 확실한 무기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온라인과 현장을 내 무기로 삼았다.
웹사이트를 통한 창업정보 제공, 새로운 온라인 기반 비즈니스모델 연구, 분석보다는 공감, 전략보다는 실행, 그런 마인드셋으로, 나는 스타트업부터 로컬 상권까지
수많은 사람들과 로컬 상권 ‘진짜 문제’를 함께 해결해왔다.
초기 오프라인에서 시작한 내 컨설팅 여정은 한계에 부딪쳤고,
새롭게 부상하던 온라인이라는 기회를 비즈니스로 연결했다.
2000년대 초반, 남들보다 조금 일찍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열었다.
그곳은 내 생각을 축적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디지털 사무실’이었다.
다양한 벤처창업 정보를 공유하고, 온라인을 통한 현장의 접점을 구축해나갔다.
이를 강의 슬라이드에 담아 이야기로 풀어냈다.
처음엔 조용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왔다.
“대표님, 벤처 창업과정을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비즈니스모델과 마케팅 진단 받고 싶은데 컨설팅 가능할까요?”
온라인을 통해 스타트업 창업자, 로컬 크리에이터, 지자체 관계자들과 연결되기 시작했고,
그것은 내 일의 범위를 더 넓고 깊게 만들어주었다.
나는 지금도 전국의 지역 현장을 걷는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침체된 관광지, 청년창업지원을 고민하는 지자체를 만난다.
‘지방소멸’이라는 절망보다
‘로컬 활성화’라는 희망을 선택하고,
그 속에서 콘텐츠, 상권, 사람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설계한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의 중심엔 늘 한 가지 질문이 있다.
“지금 이곳에서, 우리는 무엇을 다시 살릴 수 있을까?”
젊은 날보다 말수는 줄었지만,
더 많은 이야기의 뒷면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전략은 간결해졌고, 실행은 더 유연해졌다.
그리고 어느새 또 다른 물결 AI시대를 맞아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5년 전, 나 혼자서 시작했던 인생2막.
지금 또 다시 인생 2.5막을 준비하며, 그 여정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오늘도 나는 그 결심을 커피 한 잔에 녹이며,
다시 한 번 ‘사람과 현장’으로 향하는 마음을 다잡는다.
그것이 바로, 내가 현재를 살아가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