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먹기 좋게’ 보다 ‘사기 쉽게’ 만들어라

'낭만?전통시장,골목상권 생존 조건' 마흔두번째 글

by 멘토K


시장 한쪽에 자리 잡은 반찬가게를 떠올린다.

가지 무침, 멸치볶음, 오이소박이… 모두 손맛이 살아 있고, 맛있게 담겨 있었다.


하지만 손님들의 발길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진열은 좁고, 가격은 보이지 않고, 포장은 불편했다.


아무리 ‘먹기 좋게’ 정성껏 만들어도, 고객이 ‘사기 쉽게’ 준비되지 않으면 매출은 따라오지 않는다.


정성보다 중요한 ‘접근성’


많은 상인들이 음식을 먹기 좋게 만드는 데 온 힘을 쏟는다.


손맛을 살리고, 모양을 예쁘게 다듬는 것.

그러나 고객은 그것을 평가하기 전 단계에서 멈춘다.

“사기가 힘들다”는 순간, 고객은 돌아서 버린다.


예를 들어, 계산대에 카드 단말기가 하나뿐이고 현금 위주라면 젊은 세대는 이미 불편하다.


반찬을 담아주는 용기가 크고 무겁다면, 1인 가구는 부담스럽다.


시장은 정성으로 만든 음식이 아니라, 손님이 쉽게 집어 들 수 있는 구조를 먼저 준비해야 한다.


‘사기 쉽게’의 조건


가격이 한눈에 보여야 한다

작은 종이에 적힌 모호한 숫자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명확한 가격표가 필요하다.


포장이 간편해야 한다

들고 다니기 힘든 큰 비닐봉지보다, 손바닥만 한 소포장이 훨씬 매력적이다. 특히 혼자 사는 고객에게는 치명적인 차이다.


결제가 빠르고 다양해야 한다

현금, 카드, 간편결제, QR까지. 선택지가 많은 곳일수록 고객은 다시 찾는다.


상품 구성이 명확해야 한다

반찬 세트, 식사 패키지, 주말용 가족 세트처럼 상황에 맞는 솔루션이 준비돼야 한다.


현장에서 본 사례


서울의 한 시장에서 만난 반찬가게 사장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맛으로 승부한다고 생각했는데, 손님들이 자꾸 안 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포장 방식을 바꾸고 가격표를 크게 붙였어요. 신기하게도 맛은 그대로인데, 매출이 오르더군요.”


사람들은 맛을 보기도 전에 ‘사기 편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결국 그 인상이 구매로 이어진다.


‘먹기 좋게’와 ‘사기 쉽게’의 균형


물론 먹기 좋은 건 기본이다.

하지만 장사의 성패는 고객이 지갑을 열기까지의 과정에서 갈린다.


그 과정이 단순하고 편할수록, 손님은 재방문한다. 정성과 맛은 고객이 사기 쉽게 만든 뒤에야 비로소 빛을 발한다.


멘토K의 현장 노트


나는 시장을 다니며 상인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당신의 상품은 먹기 좋게 되어 있습니까, 아니면 사기 쉽게 되어 있습니까?”


고객은 정성과 맛을 몰라서 떠나는 게 아니다.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떠난다.

사기 쉽다는 건 곧 시장이 살아난다는 뜻이다.


시장 상권이 살아나려면, 상인은 이제 마음을 바꿔야 한다.


정성을 다했으니 알아주겠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손님이 쉽게 살 수 있을까”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오늘도 나는 시장을 걸으며 깨달았다.

고객의 선택은 ‘먹기 좋은 음식’이 아니라, ‘사기 쉬운 상품’에 있다는 사실을.


- 멘토^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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