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전통시장,골목상권 생존 조건' 마흔세번째 글
시장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건 꼭 맛이 아니다.
아직 입에 넣기 전, 손님은 이미 눈으로 음식을 평가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비주얼’은 시장 경쟁력의 새로운 언어다.
전통시장에서는 종종 이런 풍경을 본다.
정성껏 만든 음식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거나, 먼지가 쌓인 쇼케이스 안에 무심히 놓여 있는 장면이다.
맛은 분명 좋은데 손님은 지나쳐버린다.
반대로, 같은 품목이라도 깔끔하게 포장하고 색감이 조화를 이루게 진열해두면 손님들은 무심코 발걸음을 멈춘다.
고객의 첫인상은 혀가 아니라 눈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를 떠올려보자.
과일 코너는 항상 색의 대비가 선명하게 배열되어 있다.
빨강 사과 옆에 초록 사과를 두고, 오렌지빛 귤이 포인트가 된다.
카페도 마찬가지다. 디저트 쇼케이스에 진열된 케이크는 이미 예술품처럼 보인다.
고객은 그 장면에 매료되어 지갑을 연다. 시장이 배워야 할 건 바로 이런 ‘비주얼의 힘’이다.
현장에서 본 한 사례가 떠오른다.
전에는 반찬을 큰 접시에 쌓아두던 가게가 있었다.
하지만 이 집은 최근에 투명 용기와 작은 소포장, 그리고 컬러풀한 스티커 라벨을 도입했다.
달라진 건 그뿐이었는데, 손님들은 “깔끔해 보여서 믿음이 간다”며 구매를 늘렸다.
맛은 그대로인데, 비주얼만 달라져도 매출이 움직였다.
신뢰를 만든다 –
깔끔하게 정리된 비주얼은 위생과 품질을 보장하는 신호다.
경험을 만든다 –
단순히 사는 행위가 아니라 보는 즐거움을 준다.
SNS 확산이 쉽다 –
요즘은 손님이 사진을 찍어 공유한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장면이 곧 마케팅이다.
상인들 중에는 “우리는 맛으로 승부한다,
비주얼은 부차적이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고객은 선택권이 많고, 시장 외에도 대안이 넘쳐난다.
맛이 아무리 좋아도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비주얼은 사치가 아니라, 고객을 만나기 위한 ‘입장권’ 같은 것이다.
나는 시장에서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이 상품을 사진 찍어 SNS에 올리고 싶을까?”
만약 그 답이 ‘아니오’라면, 그 상품은 이미 경쟁에서 뒤처져 있는 것이다.
시장의 생존은 고객이 눈으로 먼저 먹고, 그 다음에 지갑을 여는 흐름 속에서 결정된다.
이제 시장도 비주얼 혁명이 필요하다.
상품을 어떻게 보이게 할 것인가, 가게를 어떻게 연출할 것인가가 매출을 좌우한다.
‘눈이 먼저 먹는다’는 단순한 진리가 시장을 바꿀 열쇠다.
나는 오늘도 시장을 거닐며 다짐했다.
“시장은 이제 눈으로도 맛보는 곳이 되어야 한다.”
- 멘토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