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전통시장, 골목상권 생존 조건' 마흔 한번째 글
시장을 걷다 보면 물건은 넘쳐났다.
채소, 과일, 반찬, 옷, 생활용품까지 없는 게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손님들의 표정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물건은 많은데, 내가 원하는 건 없다”는 말이 자주 들렸다.
바로 여기서 시장의 문제와 해답이 동시에 드러난다.
제품은 넘치지만, 고객의 문제를 풀어주는 솔루션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상인들은 대개 이렇게 말한다.
“좋은 물건을 팔면 손님이 알아서 산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손님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원했다.
예를 들어, 혼자 사는 청년에게 큰 단위의 김치통은 부담이다.
아이 키우는 부모는 간단히 조리할 수 있는 반조리 식품을 찾는다.
제품은 시장에 널려 있지만, 이들의 삶을 해결해 주는 솔루션은 적었다.
어느 반찬가게 사례가 기억난다.
다른 가게와 비슷한 메뉴를 팔았지만, 이 집은 ‘3일치 1인 식단 세트’를 묶어 팔았다.
반찬을 종류별로 조금씩 담아 패키지로 제공한 것이다.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는 1인 가구 고객에게 딱 맞는 솔루션이었다.
결과적으로 같은 반찬을 팔면서도 매출은 다른 가게보다 훨씬 높았다.
손님은 물건을 보면서 이렇게 묻고 있다.
“내 상황에 맞을까?”
“편리하게 쓸 수 있을까?”
“가격 대비 내가 원하는 문제를 해결해줄까?”
하지만 많은 가게는 이 질문에 답을 내놓지 못한다.
여전히 물건만 내놓고, 선택은 손님에게 떠넘긴다.
그러니 고객은 더 효율적인 해결책을 주는 대형마트나 온라인으로 발길을 돌린다.
나는 상인들에게 늘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물건을 파는 겁니까, 아니면 해결책을 주는 겁니까?”
시장은 물건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고객은 여전히 해결책을 찾고 있다.
제품을 솔루션으로 바꾸는 순간, 시장은 전혀 다른 경쟁력을 가진다.
제품은 많다. 하지만 고객의 삶을 바꾸는 솔루션은 적다.
앞으로 살아남는 점포는 물건을 진열하는 곳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풀어주는 해결의 공간이 될 것이다.
오늘도 나는 시장을 걸으며 생각했다.
“이 가게는 제품을 파는가, 아니면 솔루션을 주는가.”
그 차이가 시장의 내일을 가른다.
멘토K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