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전통시장을 배경으로 한 ‘짧은 영상’ 전략

『낭만?전통시장,골목상권 생존 조건』 마흔 여덟번째 글

by 멘토K


시장에 가면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장터 특유의 소란스러움, 음식이 익어가는 냄새, 상인들의 목소리와 손님의 흥정이 얽혀 만들어내는 분위기. 그런데 정작 이 매력적인 현장이 온라인 속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진 몇 장, 가끔 뉴스 속 보도 화면이 전부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영상, 그것도 짧은 영상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전통시장이 살아남으려면 이 무대에서 스스로를 보여줄 줄 알아야 한다.


요즘 사람들의 소비 습관은 눈에 보이는 것을 빠르게 흡수하고, 공감되면 곧바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길게 설명하는 글이나 안내문보다 15초짜리 숏폼 하나가 더 큰 파급력을 낸다.


MZ세대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여행지를 검색할 때, 블로그 글보다 숏폼 영상을 먼저 본다.

어떤 시장에서는 젊은 유튜버가 촬영한 30초짜리 영상 하나가 수많은 외국인의 발길을 이끌기도 했다.

전통시장이 가진 콘텐츠적 자산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무대도 없다.


짧은 영상의 힘은 스토리보다 장면에 있다.

구석진 골목에 걸린 오래된 간판,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빈대떡, 커다란 대야에 산더미처럼 쌓인 나물들.

이런 장면은 설명이 필요 없다.

보는 순간 사람들은 그 냄새와 분위기를 상상한다.


그런데 시장 상인들은 여전히 “영상은 특별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특별함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 힘을 발휘하는 시대다.

가게 문을 여는 순간, 손님과 웃으며 나누는 대화, 음식을 담아주는 손길이 모두 영상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누가 그 영상을 만들고, 어떻게 배포하느냐이다.

상인 스스로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SNS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건 완벽한 편집이 아니라, 시장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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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방향성은 분명해야 한다.


첫째, 시장만의 개성을 담아야 한다.

남들이 다 찍은 장면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내 가게만의 소리와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짧지만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여기만의 맛” “여기서만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한마디가 영상의 힘을 배가시킨다.


셋째, 고객이 직접 영상에 참여하게 해야 한다.

손님이 찍은 영상이 곧 시장의 광고가 된다.


나는 현장에서 이런 장면을 자주 본다.

젊은 손님이 음식을 받아들고는 곧바로 휴대폰 카메라를 켠다.

상인은 서둘러 포장을 하느라 그것이 어떤 기회인지 인식하지 못한다.

사실 이때 “영상 한 컷 찍으셔도 돼요”라며 미소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상황은 달라진다.

손님은 더 기꺼이 영상을 공유하고, 시장은 자연스럽게 온라인에 확산된다.


짧은 영상 전략은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니다.

전통시장이 새로운 세대와 연결되는 언어다.

옛날처럼 시장을 소개하는 전단지와 방송 광고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눈으로 보고, 손가락으로 넘기며, 공감되면 저장하거나 공유한다.

이 흐름에서 전통시장이 소외된다면, 젊은 세대의 기억 속에서 시장은 점점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전통시장은 본래 영상보다 더 영상적인 공간이다.”

조명 따로 설치할 필요도, 세트장을 꾸밀 필요도 없다.


이미 시장은 매일매일 드라마 같은 장면이 펼쳐지는 곳이다.

중요한 건 그 드라마를 15초, 30초의 언어로 세상에 내보내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거창한 장비나 거대한 비용이 아니라, 상인의 작은 용기와 시장의 새로운 의식에서 시작된다.


짧은 영상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전통시장에 젊은 세대와 외국인을 불러들이는 다리이며, 시장의 생존을 위한 새로운 언어다.

상인이 직접 배우고, 지자체와 협동조합이 이를 뒷받침한다면, 시장은 단순한 장터가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다.


결국 영상은 도구일 뿐, 중요한 건 전통시장이 가진 진짜 이야기다.

그것을 담아내는 순간, 시장은 더 이상 낡은 공간이 아니라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살아 있는 무대가 된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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