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켠의 열번째 시
버스 손잡이를 잡은 채,
나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창에 비친 내 어깨가
유난히 기울어져 보였다.
마음 같아선
누군가에게 잠깐만 기대고 싶었다.
단 몇 정거장이라도
아무 말 없이, 그저 무게를 맡기고 싶었다.
하지만 이 어깨는
늘 스스로를 지탱해야 했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자리와 역할은 언제나 ‘버팀목’이었다.
누군가는 말한다.
“당신은 강하니까, 믿음직하니까.”
그 말이 고맙기도 했지만,
때로는 그 말 때문에
더 무너지지 못했다.
한 번쯤은
누군가에게 조용히 털어놓고,
아무 대답 없이
그냥 등을 두드려주는 손길을 받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려다 말고 자세를 고쳐 앉는 일의 반복이었다.
내 어깨가 지친 건
무게 때문만이 아니라,
기댈 곳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버스가 종점에 닿을 즈음,
나는 창에 비친 내 어깨를
다시 곧게 세웠다.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리게 할 수 없으니까.
그렇게 또 하루를,
기댈 곳 없는 어깨로
버텼다.
- 한켠의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