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켠의 열 한번째 시
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웃음이 뒤섞여
가게 안 공기가 묘하게 뜨거워졌다.
나는 맞은편 사람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말이 어디까지 내 귀에 들어왔는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술잔이 돌고
안주가 줄어드는 동안
내 자리엔
작은 공백이 하나씩 쌓였다.
누군가는 농담을 하고
누군가는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 웃음에 섞이지 못한 채
나는 손끝으로만 잔을 굴렸다.
가끔 눈이 마주치면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지만
그 표정이 내 마음을 덮진 못했다.
집에 돌아가는 길,
술기운은 금세 빠져나가고
잔 속에 남은 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나였다.
사람들 틈에 앉아 있었지만
내가 있던 자리는
침묵으로만 기억됐다.
- 한켠의 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