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성장시켰던 주변의 기회들

by 멘토사피엔스

“넌 꿈이 뭐야?”


어릴 땐 이런 질문을 받으면 늘 막막했습니다. 구체적인 목표는 없었고, 단지 ‘잘 살고 싶다’는 바람만 있었습니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기회를 넓히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은 분명했습니다.

다만, 그것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지는 몰랐습니다. 구체적인 계획도, 시간표도, 선택지도 없었죠. 어떻게 해보자라거나 세부 목표를 세우고 정렬하는 것에는 대단히 미흡했습니다.


대신 부모님에게서 배운 부지런함과 버티는 힘만은 분명 제 안에 있었습니다. 그건 작은 과업이라도 맡으면 책임지고 해내려는 자세로 이어졌고, 지금까지도 제 삶의 중요한 자산입니다.

목표 없이 살던 시절, 그럼에도 저를 움직이게 했던 건 ‘지금 주어진 일을 버리지 않는 태도’였습니다.

특유의 부지런함과 지속하는 열정이 있었기에 당면하는 과업을 수행하는 것에는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주변에서 많이 들려오는 사례들을 보면서 저의 목표를 재설정하곤 했습니다.

주변에서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 가운데 저도 해야겠다, 해보고 싶다고 느꼈던 것들이 결국 제 삶을 조금씩 변화시켜 왔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크게 3가지 기회에 대해 회고해보고자 합니다.




해외연수 다녀온 대학동기


“나도 영어 잘하고 싶다”가 아니라,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대학 3학년, 모두가 ‘스펙’을 고민할 때였습니다. 그 때 항상 나오던 주제는 어떤 곳에서 일을 할지, 그리고 그러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할지였습니다.

토익, 자격증, 인턴, 공기업 취업. 정답처럼 보이는 길이 있었지만, 저는 그저 따라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정해진 채로 맡은 일만 하는 그 자체가 싫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공무원, 공기업을 행선지로 고려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 때 당시는 저는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더 주도적으로 일을 하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한 동기가 해외연수를 1년 정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별로 공부를 안 했는데도 “토익 900 넘었어.” 다고 했습니다. 이 말이 뇌리에 박혔습니다.


공부를 한다고 하는데 이렇다 할 점수를 얻지 못하던 터라 그 모습에 많이 자극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현지에 가서 영어를 배워보자, 한번 다녀와보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단순히 영어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실제 영어를 대화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했고 그러면 영어 점수는 결국 따라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조금 장기적인, 목표다운 목표가 생긴 셈이었습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택했고, 단순히 영어문화를 경험하고돈을 벌고 오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단계를 스스로 설계했습니다. 이 때 목표를 세우는 것이 제 삶의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감했습니다.


워킹홀리데이를 가게 되면 한국 사람들과 지내는 경우가 많고 농장 등을 다니며 영어를 활용하지 못한 채 돈을 벌고 오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회화 초급 수업을 들은 후에 다음과 같은 코스로 목표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한국 식당 주방보조

호주 현지 식당으로 진출

여행사 자원봉사

일본 여행사에서 영어로 말하며 일하기


첫 현지 일은 무거운 팬을 나르고 설거지를 하는 주방보조였지만, 목적이 있으니 힘들지 않았습니다. 첫 시작의 내 강점은 단지 노동력 뿐이었습니다.

한국 식당의 주방보조 경험이 호주 현지 식당에서 어필되었고, 이 경험은 현지인과의 대화에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고난했지만 영어로 매일 듣고 말하려 애쓰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호주 현지 여행사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영어로 대화할 시간을 늘렸고 마지막으로 일본 여행사에서 투어 컨설턴트로 돈을 벌면서 영어를 활용하는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녀온 후 기대했던 토익 점수를 받을 수 있었고 그 때 배운 영어는 지금도 잘 활용되고,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하던 점수보다 더 큰 걸 얻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배운 건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행동을 바꾸는 출발점’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스탠포드에 진학한 대학후배의 형


“스탠포드? 그건 다른 세상 얘기지.”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미국 대학원 진학은 저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였습니다. 학비는 비싸고, 영어도 막막했고, 무엇보다 내가 될 리 없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대학 후배의 형이 스탠포드에 합격했습니다.

더 놀라운 건, 그 후배도 “나도 준비할 거예요”라며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이 후배도 미국 대학원을 진학했습니다.


그 순간, ‘어쩌면 나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미국 대학교라는 것에 대해 접점이 전혀 없었는데 멀게만 느껴졌던 미국으로의 유학이 나도 가능하겠구나라는 생각이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침 관심 있던 데이터마이닝 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다는 욕구도 생겨나던 참이었습니다. 그 욕구와 미국 대학원이라는 목표가 정해지니 몸이 저절로 움직였습니다.


저는 교수님께 찾아가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교수님은 의외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저렴한 곳으로 가더라도 생활비 포함해서 최소 4~5천만 원은 필요하니, 먼저 모으는 걸 추천해요.”


그렇게 저는 돈을 모으기 위해 한국에서 취업을 했고, 회사를 다니며 밤엔 GRE 시험 준비를 병행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 너무 어려웠습니다. 약 1년 반 동안 홀린 듯이 회사의 업무와 GRE를 병행했습니다.

GRE는 혼자 하면 못할 것 같아 스터디를 모집했고 그렇게 악착같이 한 결과 유의미한 점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꽤 괜찮은 미국 대학원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점에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어서, 결국 저는 미국 대학원을 포기하고 국내 대학원으로 유턴했습니다. 다행히 장학금을 받으면서 공부할 수 있었고 그렇게 데이터마이닝이라는 전공을 하면서 학교생활을 더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공은 졸업 후 다시 스타트업에 취업할 때 직무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받아 진로가 크게 변경된 또 한 번의 전환점이었습니다.


이 때 대학원을 준비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아마 주변 학우처럼 대기업에서 개발 관련 업무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현재 여러 스타트업들을 다니면서 꽤나 다이나믹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보다는 더 변화가 적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제 성향을 볼 때 그러한 삶에 만족하고 잘 지내고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삶의 방향을 재설계해준 스타트업 대표님


그분과의 1-on-1 미팅은 대화가 아니라, 매번 한 편의 강의였습니다.


세 번째 제 진로에 영향을 미친 분은 스타트업 대표님이었습니다. 이 분은 이미 좋은 실적을 만들어내고 있었지만 단순히 일을 잘하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사람을 성장시킬 줄 아는 리더였습니다.


이분에게 배운 것은 궁극적으로는 구성원들을 효과적으로 매니징하는 리더십이지만 이 리더십을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질과 스킬을 배운 것이 특이할 만합니다. 즉, 리더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구성원들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제가 어떤 노력을 명확하게 해야 회사에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주로 배웠습니다.

즉, 제가 그분에게서 배운 건 단순한 ‘관리 스킬’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 자체였습니다.


처음엔 리더라는 역할이 탐탁지 않았습니다. 실무 능력을 인정받아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자리라고 생각했고, 오히려 일을 못하게 만드는 자리라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님과 많은 1on1을 진행하면서 이 생각은 완벽히 깨지기에 충분했습니다. 리더십이라는 것은 제가 업무를 잘 안다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직무이고, 더 어렵고, 공부하고 노력해야 하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리더는 어떻게 구성원을 대해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고 서로 업무적으로 해야 할 말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리더는 구성원들이 하고 있는 일정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각 구성원을 성장시키는 데 그 본질적인 역할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업무 얘기 외적으로도 진심 어리고 솔직한 피드백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피드백을 주기 위해서 미리 구성원과 라포가 형성되어야 합니다.상대방이 제가 하는 말을 자신을 위하는 거라고 여기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구성원에게 진심 어린 존경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리더가 부단히 노력하고 절제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렇듯 배움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전략적이고 단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모범이 되는 리더의 모습이라는 10단계를 가기 위해 1, 2, 3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단계별 방법론을 배울 수 있었고 실제로 실행하면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자신이 여러 피드백을 받으면서 제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비단 피드백뿐만 아니라 함께하던 모든 동료에게서 얻은 인사이트와 배움을 종합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매우 중요한 마음가짐이 하나 있었습니다. 제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나자, 모든 상황에서 배움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이때 배운 마음가짐들, 올바른 태도는 제 삶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어떻게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지, 저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지를 배웠고 목표를 왜 설정해야 하는지를 좀 더 이해하고, 실제로 삶의 목표도 설정해서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 제 삶 주변에 있었던 좋은 분들 가운데서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 때 배웠던 것들을 활용하기 위해 또 새로운 곳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그 때 배웠던 지속적인 성장 방법을 이해하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하루하루 성장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비단 업무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신중하고 고민하고, 시험해보고, 공부하고의 반복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 내면이 성장했음을 느낍니다.


제 큰 목표 중의 하나는 10명의 인생 멘토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배운 것들, 그리고 앞으로 배울 것들을 다른 분들에게 전파해서 그분들의 인생에 보탬이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그날의 배움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고, 언젠가 또 누군가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며 저는 오늘도 움직입니다.


오늘도 저는 성장하려고 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감정 통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