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던 대로 살기로 했다

by 멘토사피엔스

입사자에게 늘 말하던 그 조언, 정작 나에겐 없었다


CTO로 재직하던 시절, 새로 입사한 구성원과의 온보딩 자리에서 늘 꺼냈던 말이 있습니다.

“지금 하는 모든 일은 미래와 연결됩니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작은 목표로 쪼개서 실행하세요. 그러면 미래 어느 순간, 지금의 점들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됩니다.”


이 말은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졸업식 연설에서 했던, 나도 무척 좋아하는 문장에서 따온 것입니다.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그 말은 진심이었습니다. 내가 말한 그 조언은 내가 믿는 삶의 방식이기도 했고, 신입 구성원들이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하는 메시지였습니다. 한번은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는 이 말을 잘 실천하고 있었나?


돌이켜보니, 나는 누군가에게 꿈을 이루는 방식에 대해 조언하면서, 정작 나 스스로는 그 과정을 제대로 실행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내가 말하던 ’도트(dot)’들은 있었지만, 그것들이 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의식적인 설계나 실천은 없었습니다. 큰 꿈은 있었습니다. 부를 이루고, 남을 돕고, 의미 있는 삶을 살겠다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이룰 것인지에 대해선 어쩌면 ‘막연한 희망’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나는 그저 열심히 일했고, 스타트업의 속도와 책임감에 내 삶을 맡겼습니다. ‘지금은 달려야 할 때’라는 생각 하나로 구체적인 방향 없이 에너지를 써왔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내가 만든 수많은 ‘도트’들은 있었지만, 연결될 선은 없었습니다. 지도 없이 점만 찍고 있었던 셈입니다.


누군가에게 해온 조언을 이제 내 삶에 정직하게 적용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말해온 것을, 이제는 내가 살아보자.


꿈은 있고, 계획은 없었다


나는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구조화된 계획이 없었습니다.


막연하게 ‘스타트업에서 열심히 일하다 보면 언젠가는 어느 정도 자산을 이루고, 그다음에는 자연스럽게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겠지’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그것은 희망에 가까운 상상이었습니다. 나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단계적인 전략도, 수치화된 기준도, 시간에 따른 리듬감도 없이 살고 있었습니다. 단지 꿈을 간직한 채 일을 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현실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꿈은 무의식의 방향을 잡아줄 수 있지만, 그 무의식을 움직이는 건 구체적인 설계와 실행입니다.


나는 ‘돈을 벌자’고 생각했지만, 정확히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 몰랐고, 언제까지 벌겠다는 시간 계획도 없었습니다.

나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어떤 채널에서, 어떤 메시지를 줄 사람인지는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사람을 돕자’고 말했지만, 누구를 어떻게 도울지에 대한 정의도 없었습니다.


결국 내 꿈은 현실 위에 구체적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마음속 이상에 머물렀습니다.


이제는 숫자로 말하는 꿈


예전에는 꿈을 말할 때 늘 막연한 이미지로 표현하곤 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싶다.”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


듣기에 멋지고 의미 있는 말들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들은 대부분 계획이 없는 감정에 가까웠습니다. 그런 꿈들이 현실에서 작동하려면 정확하고 측정 가능한 형태로 내려와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이상 감정으로만 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의 저는, 제 꿈을 아래처럼 숫자로 설명합니다.

6년 안에 자산 67억 원을 달성할 것

그 자산에서 월 500만 원 이상의 순현금흐름을 만들 것

10명의 사람에게 인생의 멘토가 될 것

500권의 책과 닳아 있는 기타가 있는 방에서 살아갈 것

해외에서 부동산 리조트 사업을 할 것

특정 분야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가 될 것


이 숫자들이 저를 옭아매는 목표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제 삶의 방향을 선명하게 잡아주는 등대가 되어줍니다. 예전에는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하루하루가 목표를 향해 다가가는 느낌입니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감정으로 머물던 꿈을 ‘측정 가능한 목표’로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저는 자연스럽게 제 시간과 에너지, 심지어 소비 습관까지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저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가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 무엇을 더 실행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게 됩니다.


꿈을 꾸는 게 실행보다 먼저


꿈은 실행 없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 많은 분들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실행이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저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꿈꾸는 것’의 중요성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꿈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닙니다. 저는 꿈이 무의식에 작용하는 방식을 실제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명확하게 그린 꿈은, 뇌가 그것을 목표로 인식하고, 주변의 단서들을 자동적으로 찾아내는 방향 감각을 만들어 줍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저는 스스로가 이전과는 다르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자주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베스트셀러 코너를 둘러보다가 가볍게 읽을 책을 집었겠지만, 지금은 내가 설정한 목표와 관련된 책을 더 오래 보고, 결국 그것을 고르게 됩니다. 돈을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의 저는 소비가 조금 더 충동적이었습니다. 그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제 목표 중 하나가 ‘복리를 기반으로 한 자산 설계’이기 때문에, 소비 하나를 하더라도 지금의 선택이 5년 뒤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일상적인 말투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변화가 느껴집니다. 멘토가 목표이니,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먼저 앞서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별생각 없이 흘려보내던 피드백이나 칭찬도, 지금은 좀 더 정돈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이 모든 변화는 거창한 계획에서 나온 게 아닙니다. 방향이 생기자, 하루하루의 작은 선택들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은 하루에 수천 번의 선택을 합니다. 그중 대부분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무의식은 결국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 사람인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작은 선택들이 쌓이면 어느 순간, 그 사람은 자신이 꿈꾸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꿈을 꾸는 것은 ‘머릿속에 그리는 것’ 그 이상입니다.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방향을 인식하는 과정이고, 무의식을 준비시키는 첫 번째 시그널입니다. 그래서 저는 실행보다 먼저,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꿈을 꾼다는 건, ‘이 방향으로 가고 싶습니다’라고 내 안의 나침반을 세팅하는 일입니다. 그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분명하다면, 그 다음부터는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따라가기 시작합니다.


이 여정의 기록은 계속됩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 여정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한동안은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머물 수도 있는 길일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하루를 보내는 방식, 사람을 대하는 자세, 정보를 선택하는 기준까지도 모두 제 꿈이라는 축을 중심으로 정렬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부족합니다. 모든 목표가 아직 연결되지 않았고, 세부 계획이 선명하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연결을 위해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저를 조금씩 바꿔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이 여정이 어디까지 닿게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흐름 속에 있는 지금의 하루하루가 분명히 미래의 어느 순간, ‘연결된 점(dot)’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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