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두 번째 단상

마음 상처에도 붕대를.

by 질그릇
크게 베인 손가락


두 달 전에 저의 잘못으로 손가락을 크게 베인 적이 있었습니다. 때가 금요일 저녁 8시 즈음이어서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헝겊으로 둘둘 싸서 아내와 함께 응급실로 들어서서 의사 선생님에게 보여드렸더니 베인게 아니라 '썰었네' 라는 표현을 쓰실 정도로 작지 않은 상처였습니다. 바로 부분 마취 후 여섯 바늘을 꿰매는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세 차례에 걸쳐 내원해서 소독, 실밥 제거 치료를 받았습니다.


약 3주간 정말 불편했습니다. 우선, 기본적인 생활이 잘 안 되었습니다. 씻기도 불편하고, 무엇을 들고 다니기도 불편했습니다. 특히, 자판을 많이 치는 업무를 하고 있어서 스스로 짜증이 많이 났었습니다. 통증이 심해서도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치료를 마친 후, 살이 잘 붙어서 일상 생활에는 큰 불편함이 없지만, 그래도 떨어져 나갈 뻔했던 살의 피부는 다 벗겨진 상태여서 아직은 무엇을 만질 때 종종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와중에 해를 넘겼습니다. 해를 넘기고 처음 쓴 글이 아래 '마음챙김'입니다.


https://brunch.co.kr/@mentorworks/164


제 글을 읽는 분들을 맞이하면서 제가 쓴 글을 다시 들여다 볼 때가 있습니다. '마음챙김' 글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가락이 베였을 때는 바로 응급실로 달려가서 3주 고생하고 지금은 많이 나았는데... 지난 오십년 동안 내 마음은 어떻게 해 왔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힘든 마음이 그 때문일까?"


태생이 그러해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손가락 치료처럼 마음이 상처를 입을 때마다 잘 들여다 보면서 때론 스스로 위로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서 공감도 받고, 때론 적당히 화도 내면서 감정을 분출하고. 이렇게 마음을 챙겨 왔더라면 지금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기회가 닿아서 최근에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전달할 내용을 모두 전달한 후에, 마지막 장표를 어떤 말로 마무리할까 했습니다. 어줍짢은 격려, 위로, 이해는 피하고 싶었습니다. 마음이 급하고, 빨리 뭔가 성취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는 그들에게 어떤 말이 필요했을 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스스로 마음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갈 길이 멀수록, 하지만 내가 뒤처지고 있는 현실을 느낄수록, 자신을 잘 들여다 보고,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도닥거리면서 걸어가라고 했습니다."




우리 작가님들도 각자의 삶 속에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반복해서 걸으면서 많이 지쳐갈수록 자신의 마음을 잘 챙겨가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여러분 옆에 있는 보물과 여러분 안에 있는 보물이 모두 함께 찬란하게 빛나기를!


-질그릇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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