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자들의 실력행사

그저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민감한 사안이지만, 대한민국의 한 시민으로서 의견을 내고 말을 해야 한다. 누가 귀 기울여 듣지 않아도 누군가는 논란이 되는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내야만 한다. 

의사들이 자리를 비웠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결근을 했다. 의대생들이 강의를 듣지 않기로 했다. 의사정원 확대에 반대한다는 그들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다. 전공의 선상님들과 똑똑한 의대생들의 단체적 실력행사 그리고, 이들을 앞세워서 이익집단으로서의 의사들의 권리를 지켜내려는 윗 분들이 있다. 시민, 그것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을 볼모로 삼고 단체행동을 하고, 윗 분들은 정부를 대상으로 어떠한 불이익한 처벌 또는 처분도 없어야 한다고 한다. "불이익 처벌, 처분 없으니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논의하자.. 2천명 많으니 단계적으로 2백명씩 늘려가자.. " 뭐 이러면서 슬슬 논의가 없어질 것 같은 것은 내 기분 탓일 것이다. 전공의나 의대생들에게는 불이익한 처분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상황을 이렇게 몰고가는 의협, 의대 대학교수 등 윗 분들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역사는 항상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의 희생이 더 컸다. 그래서는 안 된다. 

물론,

의사도 한 기능 직종의 사람들로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집단행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의로 치장을 하는 것도 허용되어야 한다. 누구나 그렇게 하니까 괜찮다. 간호사법에 반대해서 다른 집단들과 협력하여 파업하겠다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가르치듯 큰소리치는 것도 괜찮았다. 의료 장소라는 곳 안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끼리 이해관계가 다르면 서로 얼굴 붉힐 수 있다. 그것도 괜찮다. 어느 기사를 보니 '의사를 적대시 하는 사회'에서 의사를 못하겠다고 한다. 누군가 자신을 적대시한다면 그것  또한 참기 힘들 것이다. 이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배운자는 배운자로서 져야 할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도 의사들에게는 '의사선생님' 이라고 호칭한다. 그 만큼의 인정이 묻어 있는 것이리라. 학교에서 공부 좀 한다는 학생들의 의대선호현상이 왜 가면 갈수록 심화되는 걸까? 그들이 의사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지려고 의사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그런 훌륭한 아인슈타인의 후예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의사를 하려는 이유는 의사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지위, 처우, 권리 등등을 얻기 위해서다. 공부 열심히 하고, 잘 하면 주어진다. 이것도 합당하다. 공부 잘해서 의사 된다고 하는데 뭐라 할 사람 없다. 오히려 부럽기만 하다.

돌아 와야 한다.

많이 배운 사람들이니 말도 잘 할 것이고, 여기 저기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은가? 사회의 여러 기능 중에서 하나를 맡고 있으니, 그 기능, 직분을 다하라. 동시에 말하고 싶고, 관철시키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 기능 안에서 말하라. 그리고 관철시켜라. 그뿐이다. 다양한 이해집단이 모여 있는 사회이니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의협의 모습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간호사법 등 뭔가 매번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것들에 무조건 파업으로 으름장을 놓는 것은 소위 배웠다는 자들이 해서는 안 되는 행위들이다.

사회가 당신들의 사회적 지위를 인정하는 것은 당신들이 당신들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때문이다.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당신들의 존재이유는 무엇인가? 엄중한 상황에서 당신들이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한다. 

그저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