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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그릇 Jan 14. 2021

責任 不在(책임지지 않음)

사랑과 말씀에 매이다

키에르케고르가 주장하듯이 '인간'의 모든 교활함은 한 가지를 추구한다. 즉 책임성 없이 사는 것이다.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가깝게는 나 스스로가 그랬고,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었고, 책으로 배웠던 수 많은 헛된 망상과 권력의 '힘 있는 자' 들이 그랬다.


여기 자신의 본분에 맞게 나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하는 시점에 그것을 하지 않았던, 그로 인해서 큰 죄악을 저질렀던 성경 속 인물이 있다. 성경을 읽지 않는 자라도 한 번쯤 그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는 유명인사다. 소싯적에는 큰 거인을 돌팔매로 죽일만큼 담대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매여 살았던 믿음의 인물이다. 




사무엘하 11장에 기록된 내용으로 보면 다윗은 그 자리에서 돌로 쳐서 죽임을 당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는 남의 아내를 범했고, 살인(교사)을 했다. 십계명에 있는 하나님의 명령을 오로지 자신의 정욕을 채우기 위해 한꺼번에 두 가지 죄를 저지르게 된다. 관련 부분의 맨 앞과 맨 뒤 구절만 적는다.


1절 : 그 해가 돌아와 왕들이 출전할 때가 되매 다윗이 요압과 그에게 있는 그의 부하들과 온 이스라엘 군대를 보내니 그들이 암몬 자손을 멸하고 랍바를 에워쌌고 다윗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더라    


27절 : 그 장례를 마치매 다윗이 사람을 보내 그를 왕궁으로 데려오니 그가 그의 아내가 되어 그에게 아들을 낳으니라 다윗이 행한 그 일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더라   





다윗은 자신의 부하들을 전쟁터에 보내놓고, 자신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그가 - 여호와 보시기에 악한 -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시작이 된다. 항상 담대하고, 앞장서고, 두려움이 없었던 그였다. 하나님 앞에 인정받는 그였다.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에 매여 사는 그였다. 그렇게 그는 왕이 되었고, 권력과 부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성공에 취해 버린 다윗은 자신의 부하들과 군대가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어갈 때, '그대로' 있었다. 자신을 본분, 역할, 책임, 과업을 잊었다.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 책임성 없이 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다윗의 교활함(죄악)으로 연결되었다. 


이제 다윗은 자만의 왕이었고, 나태함의 왕이었다. 다윗 속에 있던 하나님에 대한 소명은 자만과 나태의 독소들로 인해 방향을 잃었다. 소명이 없는 자, 소명을 잃은 자, 그는 삶의 목적과 가고자 하는 길을 잃은 자다.


"갈 길을 잃으면 당연한 책임감을 스스로 없애 버리게 된다. 그리고 그 책임감의 자리는 영적, 정신적, 육체적 타락과 죄가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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