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아들들에게 씁니다.
아들입니다.
무심한 아들입니다.
어릴 때는 엄마 없인 못산다고 그렇게 징징대던 아들입니다.
그 생명력을 한없이 빨아 먹던 아들입니다.
모진 말과 외면으로 엄마의 가슴에 못을 박아대던 아들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존재는 '아들'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만으로 오십년하고도 2년이 더 지났습니다.
어제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 손을 5분 이상 붙잡고 있었습니다.
거칠어짐을 지나 이제는 겉 피부가 따로 움직이는 손입니다.
그 손으로 많은 것을 이루어 냈습니다.
그 값지불은 이 손이 오롯이 혼자서 감당해 왔습니다.
수년 전 허리수술을 크게 받으신 후에는
더욱 힘들게 살아 가는 엄마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희생적인 존재는 '엄마'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어제 엄마 손을 꼭 잡고 기도 드렸습니다.
나의 하나님이 엄마의 하나님도 되십니다.
홀로 새벽기도의 자리에서 엄마를 위한 기도를 드려 왔습니다.
이제는 함께 기도해야 할 때라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처음으로 엄마와 함께 기도 드립니다.
아주 어려서부터 평생을 힘들게 살아온 영혼입니다.
이 영혼 긍휼히 여겨 주시고, 아버지의 손으로 위로하여 주세요.
그 위로가 마지막 숨을 쉬는 그 순간까지 함께 하여 주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들 둘을 잘 키워낸 주님의 딸입니다.
다른 어떤 것에도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오직 희생의 마음으로 여기까지 온 이 마음을 칭찬하여 주세요.
이제는 나이 들어 질병의 고통으로 힘겨워 하고 있습니다.
치료하는 손길에 함께 하여 주시고,
주님의 사랑으로 치유하여 주세요.
그리고
그 마지막 날에
어린 자녀가 엄마의 품으로 기쁘게 달려가
그 품에 안길 때 평안을 얻는 것처럼
이 영혼 그 날에 주님의 품으로 기쁘게 안기고
영원한 평안을 누릴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세요.
딸과는 다르게 아들이 엄마의 손을 5분 이상 잡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엄마의 손을 잡아 보세요. 그리고 온 맘을 다해 위로해 드리세요. 이 세상에 없는 위로를 아들인 우리가 엄마께 조금이라도 드릴 수 있다면 그 행복은 세상에서 가장 큰 것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