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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그릇 Aug 24. 2024

엄마를 위한 아들의 기도

이 세상의 아들들에게 씁니다.

아들입니다.

무심한 아들입니다.

어릴 때는 엄마 없인 못산다고 그렇게 징징대던 아들입니다.

그 생명력을 한없이 빨아 먹던 아들입니다.

모진 말과 외면으로 엄마의 가슴에 못을 박아대던 아들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존재는 '아들'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만으로 오십년하고도 2년이 더 지났습니다.

어제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 손을 5분 이상 붙잡고 있었습니다.

거칠어짐을 지나 이제는 겉 피부가 따로 움직이는 손입니다.

그 손으로 많은 것을 이루어 냈습니다.

그 값지불은 이 손이 오롯이 혼자서 감당해 왔습니다.

수년 허리수술을 크게 받으신 후에는

더욱 힘들게 살아 가는 엄마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희생적인 존재는 '엄마'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어제 엄마 손을 꼭 잡고 기도 드렸습니다.

나의 하나님이 엄마의 하나님도 되십니다.

홀로 새벽기도의 자리에서 엄마를 위한 기도를 드려 왔습니다.

이제는 함께 기도해야 할 때라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처음으로 엄마와 함께 기도 드립니다.


아주 어려서부터 평생을 힘들게 살아온 영혼입니다.

이 영혼 긍휼히 여겨 주시고, 아버지의 손으로 위로하여 주세요.

그 위로가 마지막 숨을 쉬는 그 순간까지 함께 하여 주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들 둘을 잘 키워낸 주님의 딸입니다.

다른 어떤 것에도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오직 희생의 마음으로 여기까지 온 이 마음을 칭찬하여 주세요.


이제는 나이 들어 질병의 고통으로 힘겨워 하고 있습니다.

치료하는 손길에 함께 하여 주시고,

주님의 사랑으로 치유하여 주세요.


그리고

그 마지막 날에


어린 자녀가 엄마의 품으로 기쁘게 달려가

그 품에 안길 때 평안을 얻는 것처럼


이 영혼 그 날에 주님의 품으로 기쁘게 안기고

영원한 평안을 누릴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세요.




딸과는 다르게 아들이 엄마의 손을 5분 이상 잡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엄마의 손을 잡아 보세요. 그리고 맘을 다해 위로해 드리세요. 세상에 없는 위로를 아들인 우리가 엄마께 조금이라도 드릴 있다면 그 행복은 세상에서 가장 큰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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